9년 전 쓰촨 대지진 악몽 상기…中 산사태 마을 통째 삼켜

오늘(24일) 새벽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로 한 마을 전체가 매몰된 쓰촨성 마오현은 9년 전 쓰촨 대지진의 진원지 원촨현의 형제 현으로 불립니다.

현재 산사태가 발생한 마오현 뎨시진 신모촌은 현재 46가구의 주택이 매몰 돼 141명이 실종되고 천600여m의 도로가 유실된 것으로 집계된 상탭니다.

마오현은 원촨현과 함께 티베트족·장족 자치주에 속한 소수민족 거주지 중 한 곳입니다.

이번에 매몰 된 마을에는 상당수 장족 주민들이 거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쓰촨 대지진 진원지인 원촨현과 4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엄청난 피해를 봤던 마오현 주민들은 이번 산사태 재난에 9년 전 참사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2008년 5월12일 발생한 당시 지진으로 마오현에서만 3천933명이 숨지고 336명이 실종됐으며 8천183명이 부상했습니다.

지진 발생 직후 마오현의 교통, 전력, 통신이 전부 끊기며 46시간 동안 외부로부터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오랫동안 한 현 지역이 완전고립됐던 것은 신중국 성립 이래 처음입니다.

이번 산사태로 수로 2㎞가량이 가로막히며 생긴 호수도 9년 전 악몽을 떠올리게 합니다.

쓰촨 대지진 당시 여러 곳에서 호수가 생겨나 수위가 올라가며 붕괴에 따른 2차 피해를 낳았습니다.

이 지역은 지진대의 취약한 지질 구조로 잦은 지진과 산사태, 물 사태 등 재난에 시달렸습니다.

1933년 8월에도 '뎨시 지진'이 발생해 모든 가옥을 무너지고 물난리까지 겹쳐 2만 명의 사상자를 냈었습니다.

해당 지역엔 고대부터 장족의 본거지였던 고강성이 있었으나 당시 지진으로 크게 소실됐습니다.

장족은 갑골문에도 출현하는 중국 소수민족의 '살아 있는 화석' 같은 존재로, 중국 전설상의 염제와 우 황제가 선조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쓰촨성 매몰사건을 보고받고 모든 자원을 동원해 생존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왕둥밍 쓰촨성 서기가 현장에서 구조를 직접 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마오현 정부는 1급 특대형 재난경보를 발령하고, 현장에서 수색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구조팀은 수색 끝에 주민 3명을 구출했지만, 이 가운데 2명만 목숨을 건졌습니다.

아바주 공안당국은 구조차량 이외에는 일반 차량의 현장 진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아바주 전 지역의 모든 화물는 마오현 진입이 금지돼 원촨현 등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