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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광화문서 '촛불&태극기' 드는 재미교포…"분열은 그만"

美하원의원 보좌관 출신 한나 김…"6·25와 7·27 기억합시다"

한국전쟁 발발 67주년인 25일 오후 6시 25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 재미교포가 시민들과 함께 6·25 전쟁의 아픔을 추모하며 '촛불'과 '태극기'를 함께 든다.

행사 주최자이자 찰스 랭글(86)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전 수석보좌관인 한나 김(한국명 김예진·34)씨는 23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상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미국에서 같은 행사를 10년째 해왔다"면서 "촛불과 태극기로 분열됐던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평화 통일을 기원하면 좋겠다"며 행사 참여를 독려했다.

김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6살 때 부모와 미국에 이민했다.

초중고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UCLA에서 전문경영인 과정을 수료한 뒤 조지워싱턴대 정치경영대학원에서 입법 등 의회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외교관을 꿈꾸던 그는 미국에서 6·25 전쟁이 '잊힌 전쟁(forgotten war)'으로 불리며 젊은 세대는 6·25 전쟁을 잘 알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바꾸고 싶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윗세대의 희생과 민족의 비극을 잊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매년 한국전쟁 추모 및 평화 통일 기원 행사를 여는 것, 7월 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로서 미국 공식 기념일로 제정하는 것, 그리고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는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실천에 옮겼다.

우선 시민단체 '리멤버 727'을 꾸려 2008년부터 휴전기념일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매년 7월 27일께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오후 6시 25분에 모여 7시 27분에 촛불을 켜고, 한국전쟁 희생자를 추모하며 평화 통일을 기원했다.

2009년에는 '한국전 참전용사 정전기념일' 법안을 의회에 청원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이자 미국 내 대표적인 친한파 정치인인 랭글 전 하원의원의 도움으로 매년 7월 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로 제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 인연으로 김씨는 7년여간 랭글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워싱턴 정가를 경험했고, 지난해 말 랭글 전 의원이 정계를 은퇴하면서 함께 워싱턴을 떠났다.

이후 그는 세 번째 목표였던 '참전용사 이야기 기록'에 나섰다.

김씨는 올해 1월 19일부터 4개월간 전 세계 25개국을 돌면서 한국전 참전용사 200여명을 만났다.

김씨는 "참전용사들이 있었기에 내가 있는 것"이라면서 인터뷰 내내 그들을 '할아버지'라고 칭했다.

그는 "많은 할아버지들이 '한국은 내 두 번째 조국이고 가슴안에 언제나 있다'고 말씀하셔서 놀라웠고 벅찼다"면서 "다들 한국이 강국이 돼서 자랑스럽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책과 다큐멘터리 영상 등으로 엮어 기록할 계획이다.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2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촛불과 태극기를 들고 '리멤버 6·25 평화집회'를 개최한다.

그가 지난 9년간 워싱턴에서 '리멤버 727' 행사를 열었던 것과 똑같이, 오후 7시 27분에 촛불을 켜고 휴전일을 기념하며 한반도 평화 통일을 기원한다.

김씨는 "미국에선 9·11 추모행사가 도시마다 열리는데, 우리나라는 6·25 때 정부 공식행사 말고는 별 행사가 없어 놀랐다"면서 "최근 정치적 혼란으로 '촛불 or(또는) 태극기'의 아픔을 겪은 국민들이 '촛불 and(그리고) 태극기'를 들고 평화 통일을 함께 기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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