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비 내리기 힘든 6월…늦어지는 장마

공항진 기상전문기자 zero@sbs.co.kr

작성 2017.06.23 14:30 수정 2017.06.23 14:3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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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비 내리기 힘든 6월…늦어지는 장마
참으로 비가 내리기 힘든 올 6월입니다. 서울의 경우 1mm가 넘는 비가 내린 날이 겨우 사흘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지난 10일 4.5mm의 비가 내린 뒤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한 달 강수량을 모두 합쳐도 30mm를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매년 이맘때 이어지던 비의 1/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가 오지 않은 곳은 서울 뿐 만이 아닙니다. 전국의 강수량이 평년의 1/3 수준에 머물면서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구축해 놓은 치수시설 때문에 우리가 실감하지 못해서 그렇지 먼지만 폴폴 나는 저수지나 바짝 타들어가는 농작물을 보는 농민들의 가슴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착잡합니다.6개월 표준강수지수그래도 이번 주말에 비가 이어진다는 소식에 기대를 가졌지만 이마저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중국 동해안에서 발달하면서 한반도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던 저기압이 예상보다 약해져 제대로 된 비구름을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저녁부터 월요일까지 적어도 24시간 이상 비가 이어지면서 가뭄해갈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였지만 저기압 발달이 약해지면서 이런 기대가 산산조각이 나고 있습니다. 굵은 비가 종일 이어지기는커녕 일부 지역에 소나기만 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소나기가 지날 때는 벼락이 치고 돌풍이 불 것으로 보여 걱정만 키우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비가 약해지면서 폭염은 더욱 기승입니다. 폭염경보가 대구와 경북 6개 시군으로 확대됐고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방에는 폭염주의보가 8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토요일까지 낮 기온이 33도를 오르내리면서 전국적인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평년보다 비가 적고 기온은 높은 이런 비정상적인 여름 날씨는 벌써 4년 째입니다. 2010년대 초에 이어졌던 한겨울 혹한에 이어 최근 한반도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이상 기상현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반도의 기후계가 일대 전환기에 들어선 것은 아닌지 기상 전문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극 얼음이 녹고 북극 찬 공기가 중위도까지 밀려오는 현상이 되풀이되는 점과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바닷물 온도가 한반도 날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는 동감하지만 이 영향이 앞으로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그 방향성에 대한 전망은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제 기댈 곳은 장마밖에 없습니다. 최근 마른장마가 이어진 탓에 기대감은 낮아졌지만 그나마 일 년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 시기여서 기대를 접을 수 없습니다.
 
기다리는 장맛비 소식은 제주도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토요일(24일) 저녁부터 제주도가 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들면서 제주도에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하겠고, 남부지방은 7월 1일, 중부지방은 7월 3일 장마가 시작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상청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장마는 하지를 2,3일 앞두고 시작되곤 했습니다. 예상대로 토요일 장마가 시작되면 올 장마 시작은 평년보다 4~5일 가량 늦은 셈입니다. 7월에 들어서야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남부와 중부의 장마는 평년보다 일주일 이상 늦은 것입니다.
 
주말 내내 제주도에 영향을 줄 장마전선은 월요일 오후 다시 남해 먼 바다로 내려갔다가 다음 주 목요일쯤 북상해 제주도와 일부 남해안에 영향을 주겠고 다음 달 초에는 중부지방까지 북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7월 초에는 그래도 비교적 많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7월 중순 이후로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아질 확률이 20%밖에 되지 않습니다. 7월 마지막 주에 확률이 30%로 올라가지만 충분하지 않습니다.
 7월 기상 전망 (평균기온 및 강수량 확률)
 8월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여전히 20%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기온도 높아 폭염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완전한 가뭄해갈에 시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3개월 기상 전망 (평균기온 및 강수량 확률)하지만, 전망은 전망입니다. 급변하는 한반도 기후계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닥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만이 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