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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망상' 인터넷 수리기사 살해범 "범행 미리 준비"

50대 인터넷 수리기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50대 피의자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의자 55살 A씨는 지난 16일 오전 11시쯤 인터넷 수리를 위해 자택을 방문한 기사 52살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 속도가 느려 불만이 많았다"며 "누가 오든 인터넷 수리를 위해 집에 찾아오는 기사를 해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에 검거된 이후 범행을 사전 계획했는지에 대해 입을 다물었던 A씨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어떻게 마련했는지 등을 추궁당하자 이렇게 털어놨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직후에는 말하지 않았으나 조사가 이뤄지면서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자백했다"며 "현장 검증을 하는 과정에서 심경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2007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가족과 연락을 끊고 홀로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신의 원룸에 모니터 2대를 차려놓고 사이버 주식 거래를 해온 A씨는 평소 인터넷 속도가 느려 주식 투자에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해 인터넷 업체에 불만이 컸습니다.

급기야 이 업체가 자신의 컴퓨터에 칩을 심어 고의로 속도를 떨어뜨린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혔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인터넷 업체에 분풀이하기로 마음먹고 수리를 요청한 뒤 B씨를 보자마자 서비스 태도를 문제 삼고 고성을 지르다 집 안에 있던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습니다.

지난 20일 현장검증을 마친 경찰은 오늘 살인 혐의로 구속한 A씨를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습니다.

숨진 인터넷 수리기사 B씨는 아내와 80대 노모, 대학교에 다니는 자녀 2명과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성실하게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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