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한인 건축가, 뉴욕 원월드트레이드센터 설계사 상대 제소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건축가가 뉴욕 9·11 참사 현장에 세워진 서반구 최고층 '원월드트레이드센터' 설계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카고 트리뷴 등은 조지아 주 애틀랜타 인근에서 설계사무소를 운영하는 한국 출신 건축가 박지훈 씨가 지난주 미 연방법원 뉴욕 남부지원에 세계적인 건축설계사 SOM 등을 상대로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씨는 소장에서 SOM이 자신의 건축학 석사과정 졸업작품을 베껴 원월드트레이드센터를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9·11로 무너진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자리에 세워진 총 104층, 541m 높이의 원월드트레이드센터는 2006년 착공돼 2014년 11월 개관했습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박씨는 1999년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과학기술대학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씨는 총 122층으로 설계한 '시티프런트 99' 모형 사진과 도면 등을 증거물로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소송 대리를 맡은 대니얼 켄트 변호사는 "박 씨의 모형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실제 건물과 똑같다고 생각했다"며 "박 씨의 지도교수였던 아마드 압델라자크가 SOM의 객원 건축가"라고 밝혔습니다.

트리뷴은 "박 씨와 SOM의 디자인은 정사각형 상단에서 삼각형 단면을 위아래로 길게 늘인 큐빅 모양의 전면 유리 건물로, 전체 외관이 유사점을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 씨는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한 보상과 설계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대가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SOM 측은 "2005년 6월 디자인을 처음 공개하고 2013년 완공된 건물에 대한 소송이 2017년 6월 제기됐다"며 "관심이나 돈을 목적으로 한 제소로밖에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엘리자베스 쿠바니 SOM 대변인은 "원월드트레이드센터는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인 기하학적 형태"라면서 "근거 없는 주장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