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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선 "삼성합병 전에 이재용 면담…영향력 행사는 없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면담했다는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홍 전 본부장은 다만 자신이 합병 찬성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홍 전 본부장은 오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재판에서 2015년 7월 7일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관계자들을 면담한 경위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국민연금이 양사 합병에 찬성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특검 수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 관계자들은 삼성합병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반을 결정하기 전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에서 이 부회장과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등을 만났습니다.

홍 전 본부장은 "최치훈이나 김신 등 삼성물산 CEO를 만나면 합병 비율이나 중간 배당 등의 문제에 대해 저희가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래서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의견을 듣는 게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어 그런 의견을 최치훈 사장에게 전달했고, 면담 일정이 잡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특검 측이 "이재용은 제일모직이나 삼성물산 임원이 아니지 않으냐"고 묻자 "그건 아니지만, 최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분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홍 전 본부장은 면담 때 이 부회장 등에게 삼성 측이 제시한 1대 0.35의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 불공정하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중간 배당 문제나 합병이 부결될 경우 삼성의 대응 방안도 문의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에 이 부회장은 "현실적으로 (비율 조정이) 어렵다"고 말했다고 홍 전 본부장은 말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합병 부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플랜 B는 없다. 이번에 꼭 성사시켜야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태도에 홍 전 본부장은 더 강하게 합병 비율 조정을 요구하거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합병에 반대하겠다는 얘기는 못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다만 합병 후 삼성물산이 어떤 비전을 가졌는지 등을 물으며 "이슈가 있을 때 의사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서 주주들에게 관련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고 홍 전 본부장은 덧붙였습니다.

홍 전 본부장은 면담 후 부하 직원에게 "이재용이 겸손하고 재벌 아들 같지 않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특검은 전했습니다.

당시 이런 말을 들은 부하 직원은 특검 조사에서 "본부장 말에서 찬성이 맞는다는 톤을 느낄 수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홍 전 본부장은 "찬성 쪽으로 가는 게 맞는다고 말한 사실은 없다"며 거듭 의혹을 부인하고 "우리 입장에서는 참 어렵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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