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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예방하는 커피?…볶는 시간 따라 항암 효과 달라진다

<앵커>

SBS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와 건강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오늘(21일)은 커피 얘기를 준비했습니다. 커피 원두를 얼마나 볶느냐에 따라 맛은 물론 커피 속 항암물질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조동찬 기자 어서오십시오. (네, 안녕하십니까) 커피가 발암물질이라는 기사도 있던데 커피가 항암물질은 맞는 겁니까?

<기자>

커피는 지난 25년 동안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발암 물질 군에 속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발암물질에서 해제됐습니다. 25년 동안 관찰해 보니 커피가 암을 일으킨다는 근거는 없었고 오히려 뇌종양이나 유방암 같은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발암물질이 아니라 암을 예방하는 식품으로 봐야겠죠.

<앵커>

그런데 커피를 볶는 정도에 따라 항암 물질의 양이 달라진다고요?

<기자>

원두의 종류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원두로 실험해 봤는데요, 먼저 190도 정도의 열로 볶고 다음엔 온도를 200도까지 높여봤습니다.

볶는 온도를 조금 달리했을 뿐인데 원두 색깔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제가 직접 맛을 확인해 봤습니다.

[신맛이 상당히 강하네요.]

옅게 볶은 커피는 신맛이 짙게 볶은 커피는 쓴맛이 강했습니다.

[신맛이 덜하고 쓴맛이 강하네요.]

로스팅이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볶는 강도를 달리 한 커피로 실험해 봤습니다. 커피 성분을 세포에 뿌려 염증 완화 정도를 측정했습니다.

[연구원 : 면역반응 활성 정도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8분에서 11분 반까지, 볶은 시간이 다른 4가지 커피인데 신맛을 내는 항암물질 클로로젠산의 양은 볶을수록 줄어들었는데, 가장 짙게 볶은 것과 가장 옅게 볶은 것의 차이는 무려 20배였습니다.

살아 있는 세포에서 직접 측정한 항염증 효과는 볶을수록 떨어졌습니다.

결국, 맛은 개인 취향이지만, 적당히 볶아 신맛이 강한 커피가 항암효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는 크다. 건강에는 더 좋다는 것이겠죠.

<앵커>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커피를 오래 볶을수록 원두의 무게가 가벼워졌습니다.

항암, 항염증 물질이 연기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데요, 연구를 진행한 이대 식품영양학과 고광석 교수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고광석/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로스팅을 하게 되면 폴리페놀 계열들의 물질들이 감소하는 것을 보였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인해서 로스팅이 진행될수록 전체적인 항산화 기능과 항염 기능은 감소하는 것으로…]

하지만, 카페인의 양은 덜 볶은 커피나 많이 볶은 커피나 변화가 없었습니다. 카페인이 열에 강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프렌 차이즈 커피 전문점에 파는 커피 원두를 보면 많이 볶은 원두가 많은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먼저 덜 볶으면 신맛이 강한데 커피의 신맛을 싫어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영업 비밀이 숨어 있었습니다. 커피집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의 말씀 직접 들어 보겠습니다.

[이은호/커피 판매점 대표 : 연하게 볶으면 이제 일찍 향이 날아가면서 신선도가 유지되는 기간이 짧아서 빠른 시일 내에 그 커피를 다 소진해야 되고…]

연하게 볶은 원두는 2주 정도 지나면 맛이 변한다고 합니다. 2주 내에 팔지 못하면 버려야 된다는 것이죠.

반면 짙게 볶아서 쓴맛이 강한 커피는 1년 정도 지나도 맛의 변화가 없어서 판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원두의 가격에 따라 볶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은호/커피 판매점 대표 : 싼 콩들은 한마디로 말해서 좋은 맛이나 좋은 향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거를 그냥 숨기기 위해서 사실 일부러 좀 태우게 볶으면 그런 산미(신맛)나 이런 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커피집 사장님 얘긴데요, 비싼 원두는 짙게 볶으면 향이 다 날아가니까 아까워서 그럴 수 없고 반면 원래 풍미가 별로 없는 싼 커피 원두는 짙게 볶아도 별로 아깝지 않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커피가 안 맞는 사람은 어떡하죠?

<기자>

카페인 분해 효소가 없는 분 한 잔만 마셔도 잠 못 자는 분들은 커피 속 항암 효과 얻으려다 수면 장애로 오히려 치매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70도 이상 뜨겁게 마시면 식도암 위험이 4~5배 높아질 수 있습니다. 미지근하게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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