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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음대 교수, 불법 레슨…가르친 학생 입시 평가까지

<앵커>

서울에 있는 한 유명 예술대학입니다. 이 대학의 한 음대 교수가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여러 해 동안 불법 레슨을 해온 사실이 S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배운 학생들은 상당수 지원한 대학에 합격했는데, 이 교수는 학생들이 합격한 대학의 면접위원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동 취재,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건물입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이 커다란 트럼펫 가방을 메고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트럼펫 연주자로 이름난 교수 A 씨도 같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교수, 뭘 하는 걸까.

취재진은 이 A 교수에 대해 할 말이 있다는 대학 수험생들을 만났습니다. 학생들은 트럼펫 강사인 'A 교수의 부인'으로부터 한 제안을 받았다고 합니다.

[음대 수험생 B 씨 : 고등학교 2학년, 3학년쯤 되면 '이제 너도 입시 준비해야 하고 하니까 교수님께 레슨을 받아라'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교습을) 옮기게 돼요.]

부인의 제자를 넘겨받은 A 교수는 자신이 가르친다는 건 비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레슨비도 현금으로만 가져갔습니다.

[음대 수험생 C 씨 : 무조건 현금으로 한 번 교습할 때마다 15만 원씩 꼬박꼬박 드렸었어요.]

교수는 대학생을 제외한 학생들을 교습할 수 없습니다. A 교수는 불법 교습을 시인하면서도 한 가지만은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A 교수 : 고3 입시 학생 저 정말 안 가르칩니다. 정말 안 가르칩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이야긴 전혀 다릅니다. 고 3 수험생을 가르친 건 물론이고, 실기 시험 평가위원이 됐다는 정보까지 알려줬다는 겁니다.

[음대 수험생 C 씨 : 그분이 ○○대 교수니까. 여기(우리 대학) 와라.내가 뽑아주겠다. 이런 뉘앙스를 제자들한테 대놓고 얘기를 해서….]

SBS 취재 결과, A 교수는 지난 2013년부터 자신의 대학은 물론 서울 소재 대학 3곳에서 입시 실기 평가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도 직접 평가했습니다.

[A 교수 : (○○대에서 직접 심사하셨죠?) 네, 심사했습니다. 가니까 그 아이가 시험 보는 줄 몰랐지만 가니까 나왔는데, 심사는 5명이 하는데 제일 높은 점수, 제일 낮은 점수는 무조건 빼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도 없습니다. (○○학생 직접 심사하셨죠?) 네, 맞습니다. 그 아이도 (심사했습니다.)]

A 교수가 평가위원을 맡은 대학의 합격생 가운데 A 교수의 교습생은 취재로 확인한 것만 3명이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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