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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면 흉기 드는 '분노범죄' 위험수위…폭력범죄 40% 차지

욱하면 흉기 드는 '분노범죄' 위험수위…폭력범죄 40% 차지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욱' 하고 치밀어 오르는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흉기를 휘두르는 분노 조절 장애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

경쟁이 치열해진 사회에 살면서 누적된 불만과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풀어내지 못하다가 극단적인 형태로 분출해 발생하는 범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인데 그 피해를 대부분 애꿎은 사회적 약자가 받는다.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고 방관할 것이 아니라 분노 조절 장애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지난 16일 충북 충주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자신의 원룸을 방문한 수리 기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50대 남성이 구속됐다.

지난 8일에는 경남 양산에서 40대 남성이 15층 아파트에서 밧줄에 의지해 외벽 도색 작업을 하던 작업자의 밧줄을 끊어 숨지게 한 범죄가 발생했다.

두 사건 모두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해 벌어진 극단적인 범죄다.

살인 혐의로 구속된 A(55) 씨는 지난 16일 오전 11시 7분쯤 충주시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수리기사 B(53) 씨에게 집 안에 있던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평소 인터넷 속도가 느린 것에 불만을 품고 있던 그가 B씨를 보자마자 화가 치밀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양산 아파트 추락 사망 사건은 아파트 외벽 작업을 하던 김 모(46) 씨의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주민 서 모(41) 씨가 홧김에 김씨가 의지하며 작업하던 밧줄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벌어진 참변이다.

지난 13일 연세대 대학원생 김 모(25) 씨가 논문 작성과 관련해 여러 차례 질책을 한 교수에게 반감을 품어 교수 연구실 앞에 놓아뒀던 폭발물이 터지면서 해당 교수가 양손, 목, 얼굴 등에 1∼2도 화상을 입었던 사건 역시 일종의 분노 조절 장애 범죄로 꼽힌다.

화를 참지 못해 상대를 가리지 않고 흉기를 휘두르거나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분노범죄'는 갈수록 늘고, 흉포화하는 양상을 띠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경찰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5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상해나 폭행 등 폭력범죄 37만2천723건 중 범행 동기가 우발적이거나 현실 불만에 있는 경우가 41.3%(14만8천35건)를 차지했다.

살인이나 살인미수 범죄 건수 975건 중 우발적이거나 현실 불만이 원인인 범죄도 41.3%(403건)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화를 억제하지 못해 벌어지는 분노범죄가 갈수록 증가하는 이유로 치열한 경쟁 속에 내몰린 개인들이 평소 쌓인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다가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황순택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극심한 스트레스나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적절하게 해결하는가에 분노범죄의 해결책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극단적인 분노 표출의 대상이 결국 쉽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여성이나 노약자, 아동, 힘없는 근로자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을 향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불만과 스트레스를 개인의 문제로 넘겨 버릴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돕고, 분노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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