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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오른 '난민 흑인 복서'…"한국서 살게 해주세요"

<앵커>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난민 신청을 했던 카메룬 출신 흑인 복서가 한국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한국에 사는 게 소원이라는 '이흑산' 선수를 소환욱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글러브를 단단히 동여매고, 훈련을 준비하는 이 흑인 복싱 선수.

[안녕하세요. 이흑산입니다.]

카메룬에서 온 34살의 압둘라예 아싼, 한국 이름은 이흑산입니다. 2주 전엔 쟁쟁한 선수들을 이기고 슈퍼 웰터급 한국 챔피언이 됐습니다.

[이경훈/이흑산 선수 코치 : 복싱하기 위한 체격이 좋아요. 팔길이도 길고 순발력도 좋습니다.]

카메룬군 소속의 복서였던 이흑산의 선수 생활은 한마디로 지옥이었습니다. 월급도 받지 못한 채 두들겨 맞는 날도 흔했다고 합니다.

그는 결국 2015년 문경 세계 군인체육대회에 참가했다가 몰래 빠져나와 우리 정부에 난민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1차 심사에서 탈락했고, 현재 재심을 청구해 그 결과를 초조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고국에 두고 온 8살 난 딸이 병으로 숨졌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가슴으로 삭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흑산/복싱 슈퍼웰터급 한국 챔피언 : (탈영병 신분이기 때문에 송환돼) 감옥 가게 되면 언제까지 복역할지, 그리고 살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어요. 도와줄 사람도 없어요. 그게 너무 두려워요.]

독특한 드레드 머리는 자유를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이흑산.

복싱으로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며 굵은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카메룬에 돌아가면 저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한국에 살 수 있게 도와주세요.]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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