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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유족 "경찰청장 사과, 진정성 없는 '원격 사과'"

백남기 유족 "경찰청장 사과, 진정성 없는 '원격 사과'"
이철성 경찰청장이 경찰 물대포에 맞은 뒤 숨진 고 백남기 농민 사건에 581일 만에 공식 사과했으나, 백 씨 유족은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백 씨의 큰딸 백도라지씨는 "청장의 사과를 기사로 봤지만, 유족을 만나서 사과하려는 시도조차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오늘(16일)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백 씨는 "오늘 청장의 사과는 '원격 사과'"라고 꼬집은 뒤 "경찰이 뭘 잘못했다는 내용이 하나도 없었으니 사과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서 "진정한 사과라면 '살수차 운용지침을 어긴 직사살수로 돌아가셔서 사과드린다' 정도로는 나왔어야 한다"면서 "책임 소재나 사건 경위, 사과가 늦어진 이유 아무것도 밝히지 않고 그저 '사과한다' 뿐이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백 씨는 "앞으로 진상 규명에 노력하고 재판과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약속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백남기 농민이 속했던 가톨릭농민회 등 107개 단체가 모인 '백남기투쟁본부'도 성명을 내고 "이철성 경찰청장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유족 앞이 아닌, 기자들 앞에서 '경찰개혁위원회'라는 것을 발족하며 사과를 하니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경찰은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자정 노력을 주장하며 인권 의식을 개선하겠다고 해왔는데 얼마나 개선되었느냐"면서 "진정한 사과는 책임자 처벌이 우선돼야 하고, 이 청장 본인도 지난해 부검 시도의 책임자"라고 꼬집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도 긴급 논평을 통해 "사과의 내용과 방법이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백 씨 사건 진상 규명과 살수 책임자들에 대한 조사 계획도 밝혔어야 면피용 사과라는 비판에서 벗어났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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