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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식구 생명줄 자른 40대 뒤늦게 눈물…"죄송합니다"



15층 아파트 외벽 작업자가 켠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옥상에 올라가 밧줄을 잘라 매달려 있던 작업자를 살해한 서모(41) 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15일 경남 양산에서 진행됐습니다.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서 씨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범행 장소인 아파트에 고개를 숙인 채 모습을 드러내자, 숨진 김모(46) 씨 큰형(53)의 울음 섞인 고함이 터졌습니다.

"네가 인간이냐.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현장에서 기다리던 주민 30여명도 일제히 원망과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서 씨는 비공개 속에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집에 있던 공업용 커터칼로 밧줄을 자르는 장면을 재연했습니다.

순간적인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이 사건 현장검증은 40분 만에
끝났습니다.

서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김 씨와 아내, 다섯 자녀 등 일곱 식구 생명줄을 자른 서 씨는 뒤늦게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김 씨가 참변을 당한 장소에는
하얀 국화 다발이 놓여 있었습니다.

김 씨는 아내와 고교 2학년생부터 27개월된 아이까지 5남매의 행복을 혼자서 책임진 가장으로, 칠순 노모까지 모시고 부산에 있는 20평짜리 주택에서 전세로 살았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김 씨 장모 한모(66) 씨는 "과일 노점상을 함께 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힘든 일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 한 번 안했다"며 "막내는 아빠가 언제 오느냐고 말하는데 가슴이 미어진다"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김 씨는 고층 아파트 외벽 작업으로 위험부담이 컸지만 다른 일보다 수입이 더 높아 이 일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 장인 권모(66) 씨는 "사위는 힘든 일을 견디면서도 아이들 보는 재미로 늘 성실했고, 웃음을 잃지 않았다"며 "충격을 받았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흐느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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