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감염 등에 의한 고열이 자폐아 출산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보건대학원 감염-면역센터(Center for Infection and Immunity) 중개의학연구실장 매디 호니히 박사 연구팀은 임신 중, 특히 임신 3개월(1분기) 이후에 열이 자주 나면 자폐아 출산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3일 보도했다.
1999~2009년 사이에 노르웨이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어머니 9만5천754명의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호니히 박사는 말했다.
이 중 583명이 자폐아였다. 어머니는 16%인 1만5천701명이 임신 중 한 차례 이상 감염 등으로 고열을 겪었다.
전체적으로 임신 중 고열을 한 번 이상 겪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자폐아로 진단될 위험이 3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신 3개월 이후에 고열을 자주 겪은 여성이 출산한 아이의 경우 자폐아 진단율이 40%나 높았다.
자폐아 출산 위험은 임신 3개월 이후 고열을 겪은 횟수가 많을수록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고열을 겪은 횟수가 1~2번인 경우 자폐아 출산 위험은 1.3배인데 비해 3번을 넘어서면 3.12배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임신 중 모체의 감염과 이에 대한 태아의 내재면역(innate immune) 반응이 자폐스펙트럼장애에 최소한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호니히 박사는 설명했다.
이 연구의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고열을 가라앉히기 위해 사용된 약이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를 살펴본 것이었다.
널리 알려진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의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의 하나인 이부프로펜을 사용한 여성이 출산한 아이 가운데는 자폐아가 한 명도 없었다.
다만 임신 중 열이 났을 때 이부프로펜을 사용한 여성의 수가 워낙 적었기 때문에 이부프로펜의 효과를 확언할 수는 없다고 호니히 박사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