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 마크롱 신당 '싹쓸이' 예상…하원 최대 77% 석권 예상

현지 시간 어제(11일) 프랑스에서 치러진 총선 1차 투표 출구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이 의석의 과반을 훌쩍 뛰어넘는 완승을 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여론조사기관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최대 77%의 의석을 신당이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프랑스는 일주일 뒤 결선투표까지 완료되면, 신당의 압승으로 대대적인 정치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일간 르몽드와 BFM TV 등 현지 언론들은 현지 시간 어젯밤 8시 1차 투표 종료와 동시에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를 인용해, 마크롱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와 민주운동당 연합이 최소 400석에서 최대 445석을 휩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프랑스 총선은 1·2차 투표를 통해 하원의원 577명을 선출합니다.

여론조사기관 엘라베 출구조사를 보면, 1차 투표 정당 득표율은 집권당 '앙마르슈'가 32.6%로 1위였으며, 이어 공화당이 20.9%로 2위였습니다.

3위는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으로 13.1%를 득표했으며, 장뤼크 멜랑숑의 극좌파 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가 11%, 전 정부의 집권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 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1차 투표의 각 정당 득표율을 바탕으로 오는 18일 결선투표가 끝나면 마크롱 신당과 민주운동당 연합은 415∼44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여당의 최대 예상의석수 445석은 전체 하원의석의 77%에 달하는 대단히 높은 점유율입니다.

예상 의석수는 공화당 80∼100석, 사회당과 녹색당 파연합은 30∼40석, '프랑스 앵수미즈' 10∼20석, 국민전선 1∼4석으로 나타났습니다.

입소스 등 다른 여론조사 기관들도 신당의 예상 의석을 390∼430석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예상이 현실화되면 1958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의 역대 총선 중 최대 승리가 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현대정치를 좌·우로 양분해온 사회당과 공화당도 이번 총선에서 완패가 예상됩니다.

공화당 계열은 지난 의회 의석 215석에서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 정부 제1당이었던 사회당 계열은 315석에서 이번 총선 이후 10분의 1 수준으로 몰락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좌·우 노선으로 구분됐던 프랑스 정계는 마크롱의 중도신당 중심으로 대대적인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내외 정책들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TF1 등 방송들과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돌아왔다"면서, "이번 일요일 의회는 우리 공화국의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롱은 대외적으로는 유럽연합 개혁과 적극적인 기후변화 리더십, 국내에선 노동시장 유연화와 테러 대처기능 강화 등을 내세워왔습니다.

여당의 완승이 예상되자 야당들 사이에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부터 마크롱 정부와 여당이 독주하는 '일당 체제'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나왔습니다.

전 정부의 집권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당 대표는 출조사 결과가 나오자 "이렇게 되면 의회에서 민주적 토론이 이뤄질 여지는 거의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총선대책본부장 프랑수아 바루앵 의원도 "프랑에서 한 정당에 권력이 집중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고, 국민전선 니콜라 베이 사무총장은 "임기 5년간 백지수표를 받은 것이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총선 1차 투표 참여율은 49% 내외로 지난 2012년 총선 57.2%에 비해 크게 낮아져 역대 총선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투표 이틀 전까지 이번 총선에서 신당의 완승을 예상하는 여론조사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 투표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