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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노마드' 장이근, 메이저 한국오픈에서 첫 우승

미국과 아시아를 떠돌며 꿈을 키워온 골프 '노마드' 장이근이 한국 최고의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습니다.

장이근은 오늘(4일) 충남 천안 우정 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제60회 코오롱 한국오픈 최종일 연장 접전 끝에 김기환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간 장이근은 미국 서부 사립대 USC 골프부에서 활동하며 세계적 프로 골프 선수의 꿈을 키운 유학파입니다.

프로 입문을 위해 USC를 중퇴한 장이근은 PGA투어 진출이 여의치 않자 아시아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차이나 투어에서 뛰면서 실력을 쌓은 장이근은 지난해부터 아시아프로골프투어를 주 무대로 삼았습니다.

지난 4월 아시아투어 잉더 헤리티지 준우승으로 프로 무대 최고 성적을 올린 그는 한국프로골프투어(KGT)가 아닌 원아시아투어 회원 자격으로 한국오픈에 출전했습니다.

생애 첫 우승의 기쁨에다 3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우승 상금뿐 아니라 장이근은 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디오픈 출전 티켓까지 받았습니다.

장이근이 원한다면 5년 동안 KGT 시드도 보장받게 됩니다.

장이근의 부친은 한국오픈이 열린 우정 힐스 골프장 클럽 챔피언을 지내 부자가 골프장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연을 만들어냈습니다.

장이근의 첫 우승은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2타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장이근은 훌쩍 높아진 코스 난도에도 13번 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며 꿋꿋하게 버텼습니다.

하지만, 14번 홀(파4)에서 그린 미스에 이어 세 번째 샷마저 실수해 2타를 잃었고 이어진 15번 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며 보기를 적어내 우승 경쟁에서 탈락하는 듯했습니다.

장이근은 그러나 어렵기로 소문난 16번 홀(파3)에서 10m 버디를 잡아내 회생의 불씨를 살렸고 17번 홀(파4)에서도 5m 거리 내리막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공동 선두로 복귀했습니다.

17번 홀이 끝났을 때 공동 선두는 김기환을 비롯해 무려 4명이었습니다.

18번 홀(파5)에서 김기환이 먼저 7m 버디를 잡아냈지만 장이근은 1.5m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습니다.

4라운드를 1언더파 70타로 마쳐 4라운드 합계 7언더파 277타로 김기환과 함께 3개 홀 합산 방식 연장전에 나선 장이근은 17번 홀(파4) 칩인 버디로 승부를 갈랐습니다.

그린을 놓친 데 이어 2m 파퍼트마저 놓친 김기환을 2타차로 앞선 장이근은 18번 홀(파5)에서 3퍼트 보기를 했지만 3타차로 연장전 승리를 확정했습니다.

KGT에서 6년 동안 평균타수 1위에 주는 덕춘상을 두 차례나 받았지만 우승이 없던 김기환은 단독 선두로 나선 최종 라운드에서 1타를 잃는 바람에 어렵게 잡은 우승 기회를 날렸습니다.

김기환은 이 대회 준우승자에도 주는 디오픈 출전권과 웬만한 대회 우승 상금과 맞먹는 1억 2천만 원의 2위 상금을 손에 넣어 위안을 삼았습니다.

데일리베스트인 6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터트린 국내 1인자 최진호는 1타가 모자라 연장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공동 3위(6언더파 278타)에 올라 상금 랭킹 1위와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우승하면 18번 홀 그린 위에서 미뤘던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공언했던 허인회는 18번 홀(파5) 3퍼트로 땅을 쳤습니다.

우승을 사실상 확정 지을 수 있는 5m 버디퍼트를 놓친 허인회는 1m 파퍼트마저 넣지 못해 연장전마저 놓쳤습니다.

2언더파 69타를 친 허인회는 공동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국가대표 김동민이 공동 6위(3언더파 281타)로 아마추어 최고 성적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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