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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물이 된 지하수…가뭄에 고통받는 섬마을 주민들

<앵커>

원래 물이 부족했던 섬에선 가뭄 피해가 더 심각합니다. 지하수의 염도가 높아지면서 마실 물도 농사지을 물도 부족합니다. 식수는 육지에서 배달해 마시는데, 물이 많이 필요한 여름 농사는 또 어떻게 할지,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섬마을에 안상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서해의 작은 섬 시도로 여객선 한 척이 들어옵니다. 섬 주민 4백여 명이 애타게 기다리던 물을 실었습니다.

[최점예/주민 : 비가 안 와서 이렇대요. 그런데 왜 비가 안 올까? 별일이네.]

이번에 도착한 물은 주민들이 1주일 마실 수 있는 생수 3천 3백여 병. 지난달부터 이렇게 물을 배급받아야 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지난해 이 섬의 누적강우량은 500mm, 올 들어 지난 5월까지는 50m에 불과했습니다. 마을 저수지는 일찌감치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6500평 규모의 저수지가 바닥을 보이고 그 바닥은 메말라 있습니다. 하지만 도서 지역의 가뭄은 저수지만을 고갈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섬 아래 있는 지하수까지 고갈시킵니다.

지하수로 물을 끓여 커피를 타봤습니다.

[이민자/주민 : 진짜 이것 한번 먹어보세요. 소금을 쳐서 끓인 것 같이 간간해요.]

빨래는 물론 씻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뻣뻣하죠 머리가. 어제 아침에 감았는데…짠물에 감은 것 같아요, 만져보세요.]

지하수가 고갈된 지하암반으로 바닷물이 침투하면서 염도가 높아져 지하수까지 사용할 수 없게 된 겁니다.

막 모내기를 끝낸 논도 피해는 심각합니다. 물은 차 있지만 농사에 쓸 수 없는 물이기 때문입니다.

[신한경/주민 : 지금 모가 죽어가고 있는 거예요. (물이 꽤 차 있는데요?) 물이 짜니까…물이 짜서 뿌리가 물을 빨아들이지 못하니까 (모가 자라지 못해요.)]

물의 염도가 0.5%가 넘으면 모가 자라지 못하고 죽는데 이곳의 염도는 이미 2배가 넘는 1.26%에 달합니다.

농사용 물이 더 필요해지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섬 주민들의 한숨 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임동국·김대철,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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