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에 297만 원' 영어캠프, 규정 어기고 '자소서' 지도

<앵커>

새 정부가 자립형 사립고와 특목고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도, 자사고나 특목고가 운영하는 여름 방학 캠프는 여전히 문전성시입니다. 이름은 또 '영어캠프'인데, 가르치는 내용은 참 다양합니다.

노유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름방학 영어 캠프를 운영하는 한 자사고를 찾아갔습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동생의 참가 신청을 하러 왔다고 했더니 세상 물정 모른다는 반응입니다.

[○○자사고 영어캠프 관계자 : ((접수 마감된 과정은) 아예 못하는 건가요?) 그 프로그램은 지금 마감이어서, 대기로 하실 수 있어요. 된다 안 된다 확답을 드릴 수가 없어요.]

숙식을 포함해 약3주 참가비가 297만 원이나 하는데도 모집 당일에 마감됐다는 겁니다.

정부의 자사고 폐지 방침에도 학부모들은 우리 교육 정책은 가봐야 안다며 너도나도 자사고 영어 캠프를 찾고 있습니다.

캠프 교육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카운슬링과 컨설팅' 과목이 눈에 띕니다.

[○○자사고 영어캠프 관계자 : 선생님들께서 뭐 조금 잘못된 부분이나 이런 부분을 조금 수정해주시는 부분이 있는데, 그 과정 다 한국어로 진행이(됩니다.)]

교육부 규정상 어학 캠프에서는 어학 교육만 하게 돼 있지만, 버젓이 입시를 겨냥한 자기소개서 지도를 하는 겁니다.

어학 캠프에서 못하게 돼 있는 과학과 수학 과목도 들어 있습니다.

학교 측은 영어로 가르치니 문제없다지만, '꼼수 입시 교육'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또 다른 자사고의 영어 캠프는 해당 교육청이 정한 교습 단가의 2배를 받았다가 교육청으로부터 시정 요구를 받았지만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자사고 영어캠프 관계자 : 교습비라는 게 일반 학원에서 이거 수강하는 그걸 기준으로 하는 거거든요. 캠프라는 건 전혀 다르잖아요. 기숙 생활을 하고….]

교육부는 방학 특수를 겨냥한 어학 캠프들의 규정 위반 사례가 적지 않다며 현장 점검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최은진,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