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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아파트 베란다에 알 낳은 야생 매…국내 첫 발견

<앵커>

사람이 실제 거주하는 아파트에 야생 매가 산란하는 현장이 확인됐습니다. 사람 출입이 빈번한 아파트 베란다에서의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동은 기자입니다.

<기자>

어미 매가 갓 태어난 새끼 매에게 잡아온 먹이를 먹여줍니다. 지난 4월 부화한 새끼 야생 매입니다.

놀랍게도 이 둥지는 아파트 베란다 16층입니다. 사람 출입도 빈번해 어미와 수컷이 수시로 날아와 경계합니다.

어미 매는 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새끼 3마리를 키워냈습니다. 둥지 곳곳에는 천연기념물 팔색조 흔적도 발견됩니다. 희귀 조류까지 먹이로 했을 정도로 왕성한 먹이 활동을 한 게 확인됩니다.

[이영옥/집주인 : 맹금류 종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에 와서 진짜 짝짓기에서부터 알 품고 낳는 것까지 꼭 제가 친정엄마가 된 느낌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매순이로 지어놓고 매순아, 매순아 그래요.]

더욱이 이 어미 야생 매는 사람과 각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지난해 1월 뇌진탕 증상으로 죽기 직전 구조돼 보름간 치료를 받고 야생으로 돌아갔습니다. 암컷 발목에는 당시 채워진 표식이 선명합니다.

[김윤기/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수의사 : 치료한 수의사로서 굉장히 많은 보람을 느끼고, 아무래도 멸종위기종인데 새끼까지 낳고 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앞으로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해 JIBS는 사람이 출입이 많지 않은 리조트 베란다에 국내 최초로 야생 매가 산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야생 매는 올해도 리조트 베란다에 산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사람 출입이 빈번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산란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각종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해안가 절벽이나 중산간에 살던 야생 매가 베란다까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강창완/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장 : 해안 쪽에 있는 절벽들이 사람들이 출입하고 왕래가 되면서 많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매들이 갈 곳이 없어서 아파트까지 흘러들어온 게 아닌가 판단합니다.]

제주에서 서식하는 매는 25쌍에서 30쌍 정도입니다. 제주 야생 매의 서식처가 변화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야생 조류 서식 실태 조사가 더 시급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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