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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박병대 대법관 "사법부 구성원 신중하고 진중해야"

6년 임기를 마치고 오늘(1일) 퇴임한 박병대 대법관이 사법권 독립을 위한 논의가 자치 이기주의로 비치거나 오해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법원행정처 개혁 논의를 축소하기 위해 법원행정처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오는 19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일선 판사들의 집단 움직임에 대한 법원행정처장 출신인 박 대법관이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박 대법관은 오늘(1일) 오전 11시 대법원 청사 2층 중앙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법권 독립은 두말할 나위 없이 소중한 가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며 "그러나 사법권 독립은 마치 유리판과 같아서 자칫 깨지거나 흠집나기 십상이며 지난 역사에서도 사법권 독립을 지켜내는 데 수많은 시련과 난관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 대법관은 "우리 사회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사법 분야에 대한 국민의 의지와 시대의 요구도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이럴 때 사법부 구성원들은 신중하고 진중해야 한다. 깊이 생각해서 의견을 모으되, 진단은 정확하고 처방은 멀리 보고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법관은 "사법권 독립과 법관 독립을 굳건히 하려는 논의가 자칫 자기중심적 이기주의로 비치지 않도록 살펴야 하고, 그렇게 오해될 수 있는 것조차 경계해야 한다"며 "법관 독립은 판사의 주관적 신념을 가려주는 방패가 아니다. 자신의 생각과 소신이 객관성과 중립성에서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남이 없는지, 국민의 이익에 부응하는 것인지를 거듭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박 대법관은 또 재판 업무와 관련해선 "법원의 본질적 임무는 재판이고, 가장 중요한 사명은 재판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의 삶에 개입하는 것이 법관의 숙명이지만, 사실의 실체는 당사자만큼 잘 알기가 어렵다. 또한, 세상이 변하면 법리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일이 생긴다. 그러므로 법관은 겸손해야 한다"고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를 당부했습니다.

경북 영주 출신인 박 대법관은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거쳐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 부장판사, 행정처 송무국장·사법정책실장·기획조정실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전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2년 6월 대법관에 임명됐습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법원행정처장을 지냈습니다.

행정처 재직 시 형사소송법 개정 등 사법개혁 작업과 사법 예산 확충, 법정 및 민원시설의 전면 재편 작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퇴임 후에는 당분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후학 양성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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