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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4대강 보 상시개방…시늉에 그치면 안돼

[취재파일] 4대강 보 상시개방…시늉에 그치면 안돼

이용식 기자 yslee@sbs.co.kr

작성 2017.05.31 10:5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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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하면 떠오르는 게 낙동강이다. 4대강 중 녹조 현상이 가장 광범위 하고 농도가 짙게 나타나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낙동강 함안보를 찾아간 것은 지난해 6월 23일이다. 폭염이 여러 날 지속되면서 녹조가 궁금해졌다. 함안보에서 상류로 9km가량 떨어진 곳에 남지교가 있다. 창녕과 함안을 이어주는 다리다. 함안 쪽에서 남지교 아래로 내려가 보니 온통 연둣빛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물 색깔은 푸른 빛을 잃었다. 투명 페트병을 잘라 만든 용기로 물을 떠보았다. 좁쌀만한 알갱이들이 바글바글했다. 식물성 플랑크톤인 남조류 세포다. 관련 사진물고기 먹이로도 쓰이는 플랑크톤은 남조류,규조류,녹조류가 있는데 남조류가 지나치게 많이 발생해 물을 녹색으로 뒤덮어 버리는 현상이 녹조다. 남지교에서 함안보 쪽으로 1km가량 떨어진 곳에는 경남 창원시에서 쓰는 정수장이 있다. 낙동강 물을 이용해 하루 24만 톤의 수돗물을 생산하는 곳이다. 관련 사진정수장 취수구 입구에는 녹조 차단막이 3중으로 설치돼 있다. 원통 모양인 차단막에는 녹조 띠가 길게 걸려있다. 취수구로 빨려들어 가지 못한 남조류 알갱이가 모여서 띠를 이룬 것이다. 녹조가 발생하면 정수장은 늘 비상이다. 남조류에는 악취를 풍기는 물질 뿐 아니라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소 물질도 있기 때문이다. 정수과정에서 염소 소독과 활성탄을 투입해 제거해야한다. 관련 사진함안보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보가 생기기 전만 해도 강물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놀았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녹조 때문에 강이 썩어 악취까지 난다고 화를 냈다. 녹조가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12년 4대강에 보 16개가 들어선 뒤부터다. 낙동강에서는 8개 보 가운데 강정고령보, 달성보, 창녕보, 함안보의 녹조가 심하다.

금강에서는 공주보와 백제보, 영산강에서는 죽산보가 녹조로 매년 몸살을 앓고 있다. 녹조는 보통 6월부터 시작해 10월 초까지 강물을 못살게 굴고 있다. 녹조 발생을 위한 자연 조건 중 하나가 폭염이다. 수온이 20도 이상 올라갈 때 질소와 인 같은 영양 염류를 먹이로 하는 플랑크톤이 이상 번식할 조건이 만들어진다. 기온이 올라가도 물이 빠르게 잘 흐르면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물의 흐름이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녹조가 심하게 발생하는 곳은 강 가장자리에 움푹 들어간 곳이 대부분이다.

녹조 발생 원인과 4대강의 녹조 해법은 이미 나와 있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보를 열어 제치라는 주장을 일축해온 게 문제다. 환경 단체와 언론, 전문가들의 요구에 귀를 닫았다. 꿈쩍 않던 4대강 보의 수문을 움직인 것은 국민들의 촛불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4대강 6개 보의 수문을 상시 열도록 지시했다. 대통령의 지시에 이어 정부는 지난 29일 보 개방 계획을 발표했다. 국무조정실,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국민안전처가 합동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금강의 공주보, 낙동강 강정고령보, 달성보, 창녕보, 함안보, 영산강 죽산보 등 6개가 대상이다. 오는 6월 1일 오후 2시부터 일제히 수문을 열기로 했다. 
관련 사진물을 빼낼 수위는 보 별로 20cm에서 최대 1m 25cm에 이른다고 밝혔다. 농업용수 확보에 지장이 없도록 양수 제약 수위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했다. 이 정도 규모로 물을 흘려보냈을 때 유속증가를 통한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환경부를 중심으로 농림부와 국토부가 공동으로 수행해 올 초 발표한 댐,보,저수지 연예운영방안에 따르면 기대 효과는 부정적이다. 4대강 6개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양수 제약보다 더 아래쪽인 지하수 제약 수위로 방류했을 때 하류 평균 강물의 체류 시간이 51%에서 최대 81%씩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용역 결과에도 불구하고 왜 양수 제약 수위로 방류 결정을 했을까? 정부는 농사철 물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런데 속사정은 따로 있었다. 4대강에 확보한 물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물을 퍼올려 쓰는 양수장의 취수구 높이가 변수였다. 공주보와 함안보의 경우 방류 수위를 20cm로 정한 것은 그 아래로 낮춰 물을 뺄 경우 취수구가 물 위로 드러나 양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4대강 건설 당시 부실하게 설계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다. 강물의 관리 수위를 감안해 취수구를 물속 아래로 좀 더 낮춰 만들었으면 될 일이었다.

이런 현실적인 제약을 근거로 과감한 방류를 회피한 환경부의 소극적 태도도 큰 문제다. 수문 개방의 목적은 녹조예방과 저감을 통한 수질 개선이다. 물의 흐름이 빨라질 수 있을 정도로 수위를 낮춰야 효과가 있음에도 공주보와 함안보의 경우 소극적 찔끔 방류로 결정하고 효과를 모니터한 뒤 개선안을 찾겠다고 한다. 물의 양이 걱정이 아니라면 취수구를 이용할 수 없는 곳에서는 별도 양수기로 물을 퍼 올리면서 방류량을 늘리는 방안도 시도해 볼 만했다. 더구나 16개 보 전체를 개방하는 것도 아니고 그 가운데 6개 보만 수문을 여는 현실적 제약 속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관련 사진물 관리 정책 중 수질뿐 아니라 수량도 중요한 게 사실이다. 사용하기 알맞은 물 뿐 아니라 걱정을 안 해도 될 만큼 수량이 충분해야 한다. 그렇다 치더라도 환경을 오염시켜 생태계를 파괴하는 물이 아무리 많은들 무슨 소용일까? 새 정부는 국토부에 있던 수자원국과 수자원공사를 환경부로 이관해 물관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수량보다 수질, 환경과 생태에 방점을 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환경부의 태도가 중요하다. 생태계를 지키고 환경을 보존할 물관리 정책을 엄격하게 세워야 한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역량이 있는지, 4대강 녹조 예방과 저감 정책이 첫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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