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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 투데이] 트램 사업? 또 망하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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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이 열심히 하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습니다. 트램 유치 사업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의정부 경전철이 파산했습니다. 지자체가 경제성 없는 경전철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일어난 결과입니다. 지금 지자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트램 사업이 의정부 경전철 사업과 비슷한 결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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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트램 사업을 왜 하려는 거야?
A. 지자체들은 도심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관광을 위해 도입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트램은 지하철, 경전철 등의 교통수단보다 공사 기간이 짧습니다. 건설비도, 운영비도 적게 듭니다. 다시 말해서 큰돈 들이지 않고, 짧은 기간에 치적 쌓기에는 이보다 좋은 아이템도 없어 보입니다.

Q. 지자체 어디가 하려고 하는 거야?
A. 서울, 부산, 대전, 대구, 시흥, 부천, 성남, 수원, 화성입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지자체는 대전입니다. 권선택 시장이 취임하면서 주요 시책으로 삼았고, 문재인 대통령도 대전에 트램 건설을 빨리하는 것을 충청권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대전은 지하철 2호선은 트램으로 깔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사업 규모가 좀 큽니다. 노선 길이만 37.4km에 달합니다. 돈도 많이 듭니다. 6천 6백억 원의 사업비가 듭니다. 대전시가 40%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가에서 받을 예정입니다. 이런 발 빠른 대전에 도전하고 있는 지자체가 있습니다. 수원입니다. 수원은 한발 늦은 듯하지만, 대전보다 더 빨리 완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구간이 6.17km로 짧습니다. 사업비도 1천 7백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민자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 사업자만 선정되면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은 위례신도시와 목동에 트램을 설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부산도 4개 노선에 트램 설치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구도 3호선 연장 구간 일부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Q. 근데 지자체들이 돈이 있어?
A. 없습니다. 가장 발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전의 재정자립도는 지난해 55%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대전시를 운영하면서 중앙정부에 45% 정도는 지원을 받아야 하는 처지인 거죠. 서울과 울산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자체들의 재정자립도는 50% 정도 수준입니다. 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지역인 강원도, 전라남도 지역은 20% 수준의 재정자립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돈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트랩사업 계획은 대부분 민자 유치가 많습니다. 서울, 수원, 화성은 모두 민자 유치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려 합니다. 대전은 국비와 시비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민자로 사업이 진행되면 몇 가지 문제가 제기됩니다. 사업성이 없어서 아예 사업이 추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민자이기 때문에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이용요금이 비싸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당장 나가는 이용요금 부담을 줄여도 결국 그만큼 계약 당시 지자체가 보전해줄 가능성도 큽니다. 지금까지 대부분 민자 사업이 이런 형태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밑지면서 장사하고 싶은 사업가는 없으니까요. 결국, 다시 말해서 돈 없는 지자체가 민간을 끌어들여서 사업을 하겠다는 건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사업성이 있냐는 겁니다.

Q. 그럼 정말 사업성이 있어?
A. 조사 중입니다. 그리고 지자체들은 항상 청사진을 내놓습니다. 그런데 의정부 경전철 사업도 사업 추진 단계에서는 청사진이 가득했습니다. 새로운 미래 도시를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사업자는 돈을 벌 수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사업은 망했고 미래 도시의 경전철은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사업성을 따지는 가장 일차적인 자료는 바로 사람들이 얼마나 탈지, 수요 예측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대중교통 관련 공공사업 분야에서는 이 수요예측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트램 사업도 수요 예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겁니다. 예를 들어 관광객 유치라는 항목이 있다고 하면, 트램이 생기면 관광객이 는다는 가정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트램을 타러 가는 관광객은 사실상 거의 없을 겁니다. 관광 인프라 중 하나가 트램일 뿐이죠. 지역의 관광 사업 발굴과 개발이 먼저이고, 이 관광지를 찾는 이들 중에 어느 정도가 트램을 이용할 것이라는 수요 예측이 필요한걸 겁니다. 트램만으로 대전이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가 되는 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건 ‘수요 예측’입니다. 이 수요 예측이 정확해야 제2의 용인 경전철의 실패가 반복되지 않을 겁니다.

Q. 트램이 설치되면 다른 문제는?
A. 트램이 들어오면 기본적으로 차선이 줄어듭니다. 안 그래도 교통체증이 심한데, 트램 때문에 차선이 줄어들면 교통체증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도심 차량 운행을 줄이는 것이 큰 방향이지만, 도심 차량을 줄이는 대책 없이 트램만 덜렁 설치하면 오히려 도심 교통은 더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럼 차를 안 가지고 다니겠지라는 생각은 단순한 생각입니다. 서울 지하철이 그렇게 잘 돼 있고 서울시가 도심 차량 통행을 줄이기 위해 혼잡 통행료도 부과하고 있지만, 여전히 서울 도심은 차가 많이 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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