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일주일 두 번 등정"…스페인 29세 등반가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를 일주일에 두 차례 등정한 인물이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카탈루냐의 산악인 29살 킬리안 조르네트가 "새 가능성의 영역을 열었다"며 이 같은 성과를 전했습니다.

조르네트는 고산 등반뿐만 아니라 스키와 산악 달리기에도 일가견이 있는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현지 시간 그제(28일) 밤 9시, 17시간에 걸친 등반 끝에 해발고도 8,848ｍ 에베레스트를 밟았습니다.

가디언은 등반 시간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지만, 그가 기록한 17시간은 최단시간 에베레스트 등정의 세계기록에 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탈리아 산악인 한스 카머란더는 1996년 에베레스트를 16시간 45분 만에 올라 이 부문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조르네트는 닷새 전인 지난 23일에도 에베레스트를 26시간 만에 올랐습니다.

당시 그는 왕복 최단시간을 노렸지만 위경련과 구토로 중도에 속도를 늦추며 기록 달성엔 실패했습니다.

조르네트는 "바람이 많이 불어 빨리 움직이기가 어려웠지만 몸 상태는 좋다"며, "일주일에 두 차례 에베레스트를 무산소로 오른다는 것은 알피니즘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을 여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가 블로그에 게시한 지난 28일 등반일지에 따르면 도전은 해발고도 6,500ｍ에 있는 베이스캠프에서 시작됐습니다.

조르네트는 다른 산악인들도 주로 이용하는 노멀루트를 따라 세 개의 고지 캠프를 거친 뒤에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고지의 저기압 때문에 발생하는 산소흡입 곤란을 피하려고 등반 때 산소통에 호흡을 의존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AFP통신은 북면 루트를 통해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모든 기록을 다루는 '중국 티베트 산악협회'는 아직 조르네트의 등반 기록을 인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에베레스트는 탐험가들이 동경하는 '꿈의 봉우리'로 등반 기술과 장비의 발달에 따라 도전자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올해 등반 허가를 받은 외국인들은 사상 최다인 50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올 시즌에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다가 숨진 이들도 10명에 달합니다.

(사진=연합뉴스/위키미디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