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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정 "노무현은 나쁜 남자·문재인은 교회 오빠 스타일"

"두 사람은 철학과 원칙은 공유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스타일이 너무 대조적이었다. 긍정적인 의미로 노무현은 나쁜 남자 같았고, 문재인은 착한 교회 오빠 같았다"

참여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장·차관을 지낸 최낙정 전 장관은 최근 발간한 서적 '너무 다른, 너무 같은 두 남자 이야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이같이 비교했습니다.

1975년 해운항만청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최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2008년 8월 해수부 장관에 임명될 당시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이었습니다.

그는 2003년 3월 참여정부 출범과 동시에 해수부 차관으로 승진했고, 불과 6개월 뒤 해수부 장관으로 발탁됐으나 '설화'에 휘말려 14일 만에 옷을 벗어야 했습니다.

최 전 장관은 '두 남자 이야기'에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추억, 문 대통령과 작년 7월 2박3일 일정으로 함께 독도·울릉도를 여행했던 기억을 담았습니다.

최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토론을 즐겼으며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던 '진정한 보스'라고 기술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출신 지역이나 대학에 대한 편견이 없고, 그냥 일 잘하면 누구나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최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토론문화를 찾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좀 느리고 시간이 걸려도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 설득하고 설득돼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해양행정 전문가로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왜 정부가 발 벗고 나서지 못했을까 하는 의아함을 넘어 분노까지 치밀어 올랐다.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구하지 않는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해경정은 바다에 떠 있는 사람들 구조는 주위 다른 선박에 맡기고 무조건 세월호에 올라 배를 장악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면 문재인 비서실장이 관저까지 뛰어갔을 거고, 대통령은 바로 집무실이나 대책본부에서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구조대책을 강구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에 대통령 기록물 사본을 갖고 내려가 문제가 된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에 대해 예우를 해 줄 것으로 노 전 대통령이 믿었다고 적었습니다.

최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이 대통령한테 전화해서 전후 사정을 말하니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믿고 기다렸지. 그런데 편의를 봐주기는커녕 내 참모들을 고발하겠다는 보도가 들리기에 다시 전화했더니 전화도 안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문 대통령에 대해 "노무현은 문재인을 친구라고 했지만, 문재인은 노무현을 공손하게 상관으로 모셨다"며 "둘은 정말 대조적이면서도 가장 잘 어울리는 환상적인 콤비로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노무현은 정치판에 일찍 뛰어들어서인지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잘 만나고 농담도 잘하고 정치적 화두를 만들어 스스로 앞장서 약간 요란하게 뛰어다니는 스타일이라면 문재인은 늘 뒤에서 사려 깊고 매우 신중하며 앞에 나서는 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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