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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와 히틀러 공통점은?…올림픽 정치 이용 日서 비판론

아베와 히틀러 공통점은?…올림픽 정치 이용 日서 비판론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둔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개최한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베 총리가 도쿄 올림픽 개최를 명분으로 개헌과 테러대책법안을 강행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내에서 그가 올림픽을 정치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도쿄신문은 '도쿄-베를린 눈에 띄는 유사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아베 총리를 베를린 올림픽 당시의 히틀러에 빗대 비판했다.

신문은 아베 정권이 마치 올림픽이 마술이나 된 것처럼 올림픽을 일본이 다시 태어나는 기회로 삼아야 한고 강조하며 개헌, 공모죄법안(테러대책법안),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해결에 연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가 작년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폐막식에 인기 게임 캐릭터 슈퍼마리오의 복장을 하고 등장한 것을 올림픽을 정치에 이용한 첫 사례로 꼽았다.

올림픽 폐막식에 차기 개최지의 시장이 등장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 나라 정상이 직접 나타나는 것은 극히 이레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비판 여론이 있었지만 아베 총리는 이를 무시하고 올림픽을 정책 추진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헌법개정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3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을 일본이 새롭게 태어나 변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20년을 새 헌법이 시행되는 해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화헌법(헌법 9조)의 개정과 올림픽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고 올림픽 헌장 위반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이에 대해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공산당 위원장은 "올림픽을 정치에 이용하는최악의 사례이자 스포츠의 정치이용을 금한 올림픽 헌장을 위반하는 것"이고 비판했다.

테러대책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아베 총리의 입에서는 '올림픽'이라는 말이 나왔다.

중의원을 거쳐 참의원 통과만 남은 이 법안은 조직적 범죄집단이 테러 등의 중대범죄를 사전에 계획만 해도 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로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도 처벌할 수 있는 데다, 처벌 대상이 되는 중대범죄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일본을 감시 사회로 만들 것이라는 반대 여론이 거세다.

아베 총리는 테러대책법안과 관련해 지난 1월에도 유엔 국제조직범죄방지조약 체결을 위해서는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며 "체결하지 못하면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겁박했다.

아베 총리는 올림픽을 계기로 지난 2011년 일어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건을 과거의 일로 돌리고 싶어하는 욕심도 감추지 않고 있다.

아베 정권은 도쿄 올림픽에 '부흥올림픽'이라는 명칭을 붙이고 사고 피해 복구가 끝났다는 메시지를 계속 던지고 있다.

'반(反)도쿄올림픽 선언'의 저자 이시카와 요시마사(石川義正)씨는 도쿄신문에 "베를린 올림픽 당시의 독일과 지금의 일본은 비슷한 점이 많다"며 "'과거로 되돌리자'는 국위선양 분위기 뿐 아니라 나치의 힘에 의한 평화주의와 아베 정권의 적극적 평화주의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히틀러는 소수자를 적으로 배제해 안전한 질서를 만들었지만, 당시 독일인은 대부분 치안 관리의 강화가 자신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는 (테러대책법안의 심각성을 모르는) 지금의 일본과도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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