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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스트리트저널 "러시아 해커, 민주당 선거자료 공화당 측에 넘겨"

러시아의 해커가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해킹한 민주당의 선거자료를 공화당 정치 자문위원에게 넘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미 플로리다 주에서 공화당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애런 네빈스는 해커 '구시퍼 2.0'에게서 2.5GB 분량의 민주당 자료를 넘겨받았습니다.

미 정보당국이 러시아 해커로 여기는 구시퍼 2.0은 지난해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해킹범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네빈스가 해커를 접촉한 시점은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12일이었습니다.

그는 민주당 선거 자료가 해킹당했다는 기사를 보고 나서 구시퍼 2.0과 접촉했습니다.

두 사람은 트위터 메시지로 의견을 주고받았고, 네빈스는 "플로리다 관련 정보를 편하게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는 구시퍼 2.0이 해킹한 플로리다 유권자 분석 등의 자료를 "전시에 군대를 이끌 지도와 같다",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지녔다"고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네빈스는 해커에게서 받은 자료 일부를 자신이 가명으로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는 자료를 플로리다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에게도 넘겼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블로그가 해킹된 민주당 자료를 받았다는 건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그동안 자료 내역과 블로그 운영자의 실체가 확인된 적은 없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블로그 운영자 실체 등을 처음으로 확인하자 네빈스도 민주당 자료를 넘겨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미 대선 기간 해커의 활동이 경합주에서 민주당의 유권자 전략을 노출하고, 트럼프 측에 해킹 자료를 주는 수준까지 확장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선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유착 의혹을 두고 특검 조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네빈스가 블로그에 자료를 올리고 며칠 뒤, 구시퍼 2.0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로저 스톤에게 블로그 기사를 보냈습니다.

스톤은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 선거 참모로 활동했습니다. 스톤이 구시퍼 2.0과 트위터 접촉을 한 것은 이미 알려진 얘기입니다.

그는 지난 3월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커와의 접촉 사실을 인정하며 "그 대화는 전혀 악의가 없는 것이었다. 형식적이고 아주 짧은 따분한 대화여서 아예 잊고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워싱턴타임스는 스톤이 지난해 8월 5일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에 '해킹범은 러시아가 아니라 구시퍼 2.0'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으며, 이후 구시퍼 2.0과 직접 트위터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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