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늘(25일) 열린 자신의 두 번째 공판기일에서 전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이자 '비선실세'로 지목받기도 한 최순실 씨는 출석 의무가 없어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 심리로 오늘 열린 공판은 이틀 전 첫 공판과 비교해서 다소 긴장이 누그러진 상태에서 진행됐습니다.
첫 기일과 달리 카메라 촬영을 허용하지 않았고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은 상대적으로 편안해 보였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늘 변호인의 변론을 지켜볼 뿐 직접 의견을 개진하지 않고 내내 침묵했습니다.
낮 12시 20분쯤 휴정 직전 재판장이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나중에 말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이 박 전 대통령의 발언 전부였습니다.
검찰과 변호인이 향후 재판 절차를 의논하는 동안 피곤한 듯 잠시 감은 눈을 손으로 문지르거나 하품을 하기도 했습니다.
초반에는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다가 재판이 길어지자 팔걸이에 몸을 의지하거나 손으로 턱을 괴는 등 다소 긴장이 풀린 모습이었습니다.
앞선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이 따라주는 물을 한두 차례 마실 뿐 거의 움직임이 없었지만, 이날은 변호인이 발언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서류를 넘겨보거나 변호인과 이야기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등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재판 절차 논의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기록을 검토하기 시작하자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 놓인 모니터에 나오는 기록을 들여다보다가 필기구를 손에 쥔 채 변호인과 논의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때에 따라선 미소를 지으면서 유영하 변호사와 한참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오늘 재판에는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중 유영하·채명성·이상철·김상률 변호사가 오늘 법정에 나왔습니다.
검찰에서는 서울중앙지검 이원석 특수1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 등 검사 8명이 출석했습니다.
변호인들은 박 전 대통령을 "대통령" 또는 "박근혜 피고인"으로 지칭했습니다.
앞선 공판에서 변호인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전직 대통령" 등으로 여러 호칭을 뒤섞어 사용한 바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