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트럼프 캠프 인사들을 활용할 계획을 논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보당국은 대선을 몇 개월 앞둔 지난해 여름 러시아 고위 정보당국자 등이 트럼프 측근을 이용해 트럼프를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대화내용을 입수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정부 인사들은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 각각 선거대책본부장과 고문을 맡았던 폴 매너포트와 마이클 플린을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 러시아 관점을 우호적으로 형성하는 데 이들이 적임자라고 판단했습니다.
매너포트와 플린이 러시아 인사들과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 이유였습니다.
매너포트는 친러시아 성향 우크라이나 정부를 위해 일한 정황 등이 폭로돼 지난해 8월 선대본부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비밀 장부'에서 매너포트의 이름이 등장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플린은 2015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관영언론 주최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당시 여행에서 그는 강연 대가로 약 4만 5천 달러, 5천만 원을 러시아 측으로부터 받았습니다.
그가 행사의 만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옆자리에 앉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러시아 유착'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플린은 트럼프 정부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보좌관을 맡았지만 '러시아 내통' 의혹 속에 2월 중순 백악관을 떠나야 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 대선 개입 논의에서 "몇몇 러시아 관리들은 자신이 플린을 얼마나 잘 아는지를 자랑했다"며, "다른 관리들은 매너포트와 밀접하게 일했던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과의 유대를 지렛대로 삼자고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논의 사실이 신뢰할만하다고 보고 정보를 미 연방수사국 FBI에 넘겼습니다.
다만, 러시아 측이 실제로 매너포트와 플린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는 불명확하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습니다.
러시아가 직접 트럼프 인사들과 접촉해 일을 꾸몄는지는 러시아 스캔들의 특검이 규명해야 할 핵심입니다.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중앙정보국 CIA 국장이었던 존 브레넌 전 국장도 그제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 정부가 대선에 개입하고자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정보를 인지해 FBI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브레넌 전 국장은 다만 러시아 유착 의혹의 당사자들 이름을 거론하지 않은 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사이 접촉과 관련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 인사들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었는지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