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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발상지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유럽?"

2차 대전 중이던 지난 1944년 그리스에서 진지를 구축 중이던 독일 병사들이 화석화한 한 턱뼈를 발견했습니다.

이가 모두 빠져버린 이 턱뼈는 당시 시선을 끌지 못했으나 최근 연구결과 이 턱뼈가 인류의 최고 조상의 것일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독일 튀빙겐대 인류진화연구소와 불가리아 과학원이 당시 발견된 화석 뼈를 컴퓨터 단층촬영 등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그라에코피테쿠스 프레이베르기'로 명명된 이들 화석뼈가 고인류의 것이며 이를 토대로 인류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유럽에서 시작됐다는 이론을 제기했습니다.

지금까지 대체적인 이론은 약 700만 년 전 중앙아프리카에서 인류와 원숭이의 공동조상인 초기 영장류로부터 인류가 갈라져 나와 약 500만 년 간 머문 후 다른 곳으로 퍼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그리스와 불가리아에서 발견된 이들 그라에코피테쿠스 화석뼈들은 그 기원이 72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아프리카 인류 발생 시기보다 빠릅니다.

아울러 인류와 침팬지가 공동조상으로부터 분화한 시기도 이전보다 더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엘 그레코'라는 닉네임을 갖게 된 이 고생인류 화석 연구결과는 인류 조상들이 아프리카 초기 인류보다 20만 년 전에 이미 유럽에서 진화를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들 과학자들은 지적했습니다.

국제 연구조사단은 이번 발견이 기존의 인류 발생 역사를 전적으로 바꾸는 한편, 이른바 '실종된 연결'로 불리는 침팬지와 인류의 마지막 공동조상이 지중해 지역에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당시 동유럽 지역은 기후변화로 개활된 대초원으로 변했으며 유인원들은 새로운 식량자원을 찾아야 하는 필요에서 두발 직립보행으로 진화하게 된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고 있습니다.

불가리아 과학원의 니콜라이 스파소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류가 첫발을 내디딘 시기와 장소에 관한 생각들을 바꾸고 있다"면서 "그라에코피테쿠스는 유인원이 아니며 인류 종족의 일원으로 인류의 직계 조상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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