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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무슬림 사업가, 칸 해변서 '부르키니 행진' 기획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칸에서 이슬람 여성의 전신 수영복인 '부르키니' 행진이 열린다.

23일 프랑스 인터넷 영자신문 더 로컬에 따르면 알제리계 프랑스인 사업가 라시드 나카즈가 오는 26일 칸의 거리와 해변에서 부르키니(부르카와 비키니의 합성어로 이슬람 여성이 몸을 가리고 수영하기 위해 입는 전신 수영복)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나카즈는 프랑스 대혁명의 이념인 자유·평등·박애를 상징하는 프랑스 삼색기로 만든 부르키니를 착용한 여성들과 함께 칸의 크루아제트 산책로와 해변에서 행진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부르키니 행진'은 프랑스 사회에 존재하는 무슬림(이슬람교도)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고발하고, 프랑스의 정교분리 원칙인 '라이시테'를 유독 무슬림에게 특별히 강제하는 것에 저항하기 위한 행사라고 나카즈는 설명했다.

그는 "칸 영화제는 자유와 관용을 상징한다"면서 "부르키니 착용을 처음 금지했던 칸은 부르키니 착용의 자유를 축하하기 위한 완벽한 장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일단 10여 명의 무슬림 여성과 함께 부르키니 행진을 열 계획인 나카즈는 다른 무슬림 여성과 인권 활동가들에게도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칸은 프랑스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7월 부르키니를 금지한 바 있다.

칸을 시작으로 프랑스의 일부 지방 정부들이 해변에서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하자 프랑스 최고행정법원(콩세유데타)이 이를 무효화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나카즈는 작년에도 해변에서 부르키니를 착용했다가 벌금이 부과된 여성들에게 대신 벌금을 내주겠다고 공개 제안한 바 있다.

또한, 그는 프랑스 정부가 2010년 공공장소에서 머리부터 발목까지 온몸을 가리는 무슬림 여성의 복장 부르카와 니캅을 입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하자 이에 반대해 총 25만 유로의 벌금을 대신 내주는 등 이슬람 여성의 복장착용문제와 관련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나카즈는 '쾌걸 조로'에 빗대어 '니캅의 조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공공장소에서 니캅이나 부르카를 착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런 행위가 종교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프랑스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 원칙인 '라이시테'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편에선 이런 조치가 이슬람 혐오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복장을 통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맞서고 있다.

나카즈는 "나는 세속적 이슬람교도로 개인적으로는 여성이 니캅이나 부르키니를 입는 것으로 좋아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공공장소에서 착용을 금지하는 것은 시민의 자유 침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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