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이 하루에 한 끼 이상 혼자 먹었고, 10명 중 1명은 세끼 모두 혼자 먹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혼밥'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빠르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찾다 보니, 영양 불균형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저 몸만 축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혼밥'이 미치는 영향과 어쩔 수 없이 혼자 밥을 먹어야 한다면 지켜야 할 것들을 알아봤습니다.
■ 영양 불균형 심각한 '혼밥'…몸도 마음도 아프다
최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의 약 55%가 식사를 대충 하게 된다(35.8%)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먹게 된다(19.2%)고 답했습니다. 주로 선택하는 식사 메뉴로는 라면, 빵, 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이었습니다.
하루 두 끼 이상 혼자 밥을 먹는 남성은 늘 누군가와 함께 먹는 남성보다 복부비만 위험이 30% 높고 고혈압과 당뇨병 위험은 40% 높았습니다. 혼밥족 여성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을 위험이 30% 높게 나타났습니다.
혼밥이 정신 건강도 해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당장 '혼밥'을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어떤 것들은 지키는 것이 좋을까요?
■ 혼자 밥 먹기 건강하게 즐기기
1) 균형 잡힌 식단 선택하기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인공적으로 처리된 가공식품이 아닌 신선한 원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섭취하고, 그중에서도 단백질과 채소가 충분한 식단을 선택하라고 조언합니다.
또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야 할 경우에도 탄수화물 비율이 높은 라면 같은 식품보다는 여러 가지 채소와 영양소가 들어간 도시락 같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낫습니다. 간편식이나 반조리 식품에는 화학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있는 점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덧붙입니다.
2) TV나 스마트폰 사용은 자제할 것
혼자 식사를 하는 도중에 TV를 보게 되면, 뇌는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과식할 위험이 큽니다. 최근 미국 일리노이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밥을 먹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고 식사 도중 TV나 스마트폰을 사용한 참가자들은 배가 부르더라도 먹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또 시끄러운 소리가 있는 곳에서 식사할 경우, 자신이 음식을 씹는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 과식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미국 유타주 브리검영대(BYU)와 콜로라도주립대(CSU)의 공동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음식의 질과 선호'(Food Quality and Preferenc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자신이 먹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던 참가자들은 입안의 음식을 더 많이 씹을 수 있고 그에 따라 소화에 적절한 양을 섭취했습니다. 반면, 시끄러운 소음이 나오는 헤드폰을 끼고 식사한 사람의 경우에는, 자신이 음식을 먹고 있는 소리를 듣지 못해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양에 비해 더 많은 양을 먹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께 먹는 상대가 없으면 자신도 모르게 식사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영미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이 서울 경인 지역 대학생 8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참여자 70.4%는 혼자 밥을 먹을 때 15분 안에 식사를 마친다고 답했습니다.
빠르게 식사하게 되면 비만을 유발하기 쉽고,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질 확률이 커집니다. 또 역류성 식도염이나 과민성 장 증후군도 마찬가지입니다.
4) 가능하다면 직접 만들어 보자
전문가들은 식사하는 시간 이외에도 식사 준비 시간과 식후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보통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은 집에 남아 있는 식자재를 활용해, 빠르게 공복감을 없앨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영양소가 고려된 식사를 만들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황성아 / 디자인: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