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질 5·18 기념식…'정의' 키워드로 통합의 장 만든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규모와 성격 면에서 예년과는 차원이 다른 행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5·18 기념식을 주관하는 국가보훈처는 17일 "올해 5·18 기념식은 내일 오전 10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거행된다"며 "1만명 이상 참석하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5·18 기념식 참석자는 3천명 수준이었던 만큼 올해 기념식 규모가 3배 이상으로 커지는 셈입니다.

보훈처는 이번 기념식에 5·18 단체뿐 아니라 4·19 혁명을 비롯한 민주화운동 단체를 대거 초청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를 기념하는 장으로 만든다는 방침입니다.

올해 5·18 기념식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9년 만에 제창 방식으로 부르게 됩니다.

5·18이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부터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5·18 기념식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모든 참석자들이 제창했지만, 일부 보수 진영의 반발로 2009년부터는 합창단이 부르면 원하는 참석자들만 따라 부르는 합창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해마다 5·18 기념식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고 5·18 기념식이 이념 갈등의 장으로 변질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이번에 제창 방식을 복원하기로 해, 대통령이 태극기를 흔들며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5·18 기념식에는 참석했지만, '님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될 때 침묵을 지켰고, 2014∼2016년에는 기념식에 불참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재임 기간 5·18 기념식에 참석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습니다.

올해 5·18 기념식은 작년에는 없었던 기념공연도 추가됐으며, 5·18 희생자 유족의 편지 낭독으로 시작돼 의미를 더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가수 전인권씨도 국민 통합 차원에서 공연에 참가합니다.

전 씨는 이번 기념식 무대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과 지난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한 촛불집회에서 울려 퍼졌던 '상록수'를 부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무대에 올라 전인권 씨, '님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인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등과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