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바다를 막고 선 장벽이 보인다. 환해장성(環海長城)이다. 환해장성은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바다를 둘러싸고 세워진 긴 성을 말한다.
환해장성은 제주도 해안선을 따라 300여 리(약 120km)에 이를 만큼 엄청난 길이의 장성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곳 온평리 해안가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만 남아 있다. 그리고 이 환해장성에는 고려 시대의 별동대였던 삼별초(三別抄)와 관련한 역사가 숨어 있다.
몽고와 강화조약을 맺은 당시 고려 정부는 내치에 집중하려 했지만, 삼별초의 반란으로 3년여의 기간을 여몽(麗蒙) 합동작전으로 삼별초 토벌에 나서야 했고, 몽고와의 전쟁에서 비껴나 있던 남쪽 지방의 백성들은 삼별초로 인해 전화(戰禍)의 복판에 서게 되는 얄궂은 운명의 피해자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환해장성 역시 진도(珍島)를 거쳐 탐라로 이동하는 삼별초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원래 간세는 제주올레의 상징인 조랑말의 이름이란다. 느릿느릿한 게으름뱅이라는 뜻인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갈림길에서 길을 안내한다. 시작점에서 종점을 향해 정방향으로 걷는 경우, 간세 머리가 향하는 쪽이 길의 진행 방향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몇 걸음에서 나 역시 성찰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나의 경우는, 길이 험하면 눈은 발밑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마음 역시 부유하듯 깊어지지 않더라는 것이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더니, 세상의 그 어떤 일이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끝은 시작의 다른 말일 뿐이고, 끝났고 생각할 때, 그 지점이 또 다른 시작인 것이다. 그러니 삶에 있어서도 일희일비 말아야 할 것이다. 길은 소멸의 그 날까지, 또 길 위에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진실은 길 위에 있단다. 그 길 위에는 탐색과 모험이 주는 기쁨이 있다니, 틈이 나면 어느 길이든 소소하게 걸어볼 일이다. 내 말이 아니고 옛 선인(先人)들의 말씀이다.
'도대(燈臺)'는 옛날의 등대를 말한다. '도'는 입구를 뜻하는 제주도 말이고, '대'는 한자 그대로 받침대로서 돌로 쌓은 시설물을 말한다고 한다.
용암이 흘러들어 만들어진 제주도의 해안은 그야말로 암초의 바다, 그 자체다. 그러니 예로부터 뱃길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제주도의 해안은 상어 아가리처럼 위험하기 그지없는 수렁이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그 옛날 뱃사람들의 아녀자들은 해가 지면 횃불을 들고 바다로 나간 지아비나 아들을 기다렸는데, 이를 '갯불'이라고 한단다.
이 '갯불'에 담긴 마음이 100여 년 전에 민간등대인 '도대'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1960년대까진 이 도대가 제주도 뱃사람들의 길잡이였다고 한다.
그래! 가보자~ 아직은 쓸 만한 두 다리가 있는 한 어디를 못 갈 것인가.
# 올레 2코스 가는 길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 제주시외버스터미널 710번(시외) 약 1시간 10분 소요
<서귀포에서>
-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 701번(동회선 일주) 성산경유 약 1시간 45분 소요
<콜택시 전화번호>
- 성산 호출 개인택시 : 064-784-3030
- 성산 콜택시 : 064-784-8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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