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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美 대선 개입 의혹 수사 표류하나…'특검' 임명이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의혹인 '러시아 커넥션'의 수사책임자인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으로 해임함에 따라 이 수사의 향방이 주목된다.

수사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으로까지 전개될 수 있는 사안인 터라 야당인 민주당은 특검 조사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는 코미 국장이 대선 직전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수사를 공개함으로써 원칙과 절차를 위반했다는 것을 해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러시아 커넥션'에 대한 코미 국장의 저돌적인 수사가 해고의 직접 배경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추측이다.

특히 코미 국장이 지난 3월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이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트럼프타워 도청 의혹 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게 결정적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당시 코미 국장은 러시아가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내통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 FBI가 수사 중임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여기서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클린턴을 너무 증오한 나머지 자신이 너무 증오한 사람에 맞서 출마한 사람에 대한 분명한 선호를 가졌다"고 푸틴의 대선개입으로 트럼프가 결국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즉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과 러시아의 내통 의혹이 확인되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트럼프 정권의 정통성이 위협받고 나아가 정치권 탄핵의 빌미까지 줄 수 있는 폭탄 발언이었던 셈이다.

코미 국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일 직전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을 지시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도 "도청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찾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이때부터 미 언론과 정치권은 지난해 대선 11일 전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공개해 트럼프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으로 떠올랐던 코미가 다시 트럼프의 최대 정적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트럼프 백악관 첫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지내다가 '러시아 내통' 의혹에 한 달여 만에 경질된 마이클 플린에 대한 FBI 수사가 가팔라진 것도 코미 국장의 해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도 나온다.

따라서 워싱턴 정가에서는 '러시아 커넥션'에 대한 향후 수사가 상당히 무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를 차기 FBI 수장으로 낙점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코미의 해임을 계기로 수사가 적정한 수준에서 봉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미 국장의 해임에 대해 "이러한 놀라운 전개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러시아와 협력해 대선에 개입했는지의 수사를 코미가 주도하면서 나온 것"이라며 "그의 해임이 수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당장 알 수 없지만, 민주당의 수사 탈선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하원 정보위 중진인 애덤 쉬프 (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캠프의 측근들이 러시아와의 공모로 FBI의 수사를 받는데 대통령이 수사책임자를 경질한 결정은 백악관의 수사 개입 우려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공화당의 리처드 버(노스캐롤라이나) 상원 정보위원장도 코미 국장의 해임 시점과 이유 탓에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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