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대망론' 소멸 실망감?…충북 투표율 저조

'대선 풍향계'로 불려온 충북의 19대 대선 투표율이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9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충북의 최종 투표율은 전국 평균(77.2%)보다 2.4% 포인트가 낮은 74.8%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낮은 것입니다.

이번 대선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촛불 민심'이 투표 열기로 이어져 1997년 14대 선거 이후 20년 만에 80%를 웃도는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충북의 투표율은 예상을 빗나가면서 18대 대선(75%)보다 더 낮게 나왔습니다.

이처럼 충북의 투표율이 예상보다 낮은 것은 '역(逆) 반기문 효과'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귀국하면서 충북의 표심은 '충북 대망론'에 대한 기대 속에,충북 정치권 인사들도 대거 반 전 총장 진영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중도에 사퇴하면서 충북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이어졌고, 결국 대선 투표율을 끌어내렸다는 것입니다.

반 전 총장의 고향인 음성군의 투표율은 69.7%로 전국 평균은 물론이고, 충북 평균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음성군 투표율은 충북 도내 14개 시·군·구 선거구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반 전 총장이 학창시절을 보낸 충주 역시 투표율이 73.7%로 충북 평균을 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반 전 총장의 대안으로 떠오른 안희정 충남지사까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유권자들의 의욕을 더욱 잃게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충남의 투표율 역시 전국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72.4%에 그친 점에서도 이런 해석이 가능합니다.

또 이번 대선에서 행정수도 이전 등과 같은 충청권을 둘러싼 대형 이슈가 등장하지 않은 것도 충북 유권자들의 관심을 견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