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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대형 산불, 왜 봄에 반복?…강풍이 불쏘시개 역할

<앵커>

지난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의 천 년 고찰 낙산사가 산불로 전소됐습니다. 2013년 3월에는 주말 이틀 동안 울산과 포항을 포함한 26곳에서 축구장 150개 크기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습니다. 모두 봄에 발생한 대형 산불입니다.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주변에선 왜 이렇게 봄이 되면 크고 작은 산불이 반복되는 걸까요?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6일) 강릉과 비슷한 세기의 바람이 불 때 산불 실험 영상입니다.

바람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 빨리, 더 넓게 불이 퍼져 나갑니다. 바람이 불면 확산 속도가 26배 이상 빨라질 수 있습니다.

습도가 30%일 때보다 10% 이하인 매우 건조한 상태일 때도 불길의 확산 속도는 더욱 빨랐습니다.

[이병두/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 (산불이) 날 때는 습도가 영향을 미치고, 확산 될 때는 바람이 영향을 더 미치죠.]

강원 영동지역은 봄이 되면 불이 빠르게 확산하기 쉬운 조건, 즉 강한 바람과 건조한 기후가 형성됩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서풍과 북서풍은 한반도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을 통과하면서 더욱 강해집니다. 태백산맥을 넘어가며 건조해지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봄철 양양과 간성 사이에는 고온 건조하면서도 속도가 빠른 이른바 '양간지풍'이란 국지적인 바람도 강해집니다. 강원지역 대형산불의 주범으로 자주 지목되는 바람입니다.

이번 피해 지역은 오랜 기간 건조특보에 어제는 초속 15미터에 이르는 강풍주의보까지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이병두/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 지형적인 요인, 연료적인 요인, 기상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이 지역에서는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또 빠르게 확산됩니다.]

지역 특성상 불에 타기 쉬운 소나무 등 침엽수림이 많은 것도 큰불의 원인입니다.

산불의 65%가 담배꽁초나 쓰레기 소각 같은 부주의 탓에 일어나는 데, 이번 산불도 입산자의 작은 실수에서 큰 재앙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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