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사 절반, 제약·의료장비업체 돈 받아…연간 2조 7천억 원

미국 의사의 절반이 제약업체나 의료장비회사로부터 현금이나 선물 등을 받으며, 총 금액이 연간 2조7천억원이 훌쩍 넘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의학협회지, JAMA에 따르면 이 같은 금품 수수는 의사들이 제약업체등의 영업사원들이 미는 비싼 약이나 의료장비 등을 선택하게 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JAMA는 '의사와 의료계 이익의 상충과 융합'을 주제로 한 최신호 특집에 관련 논문 10여 편을 받아 온라인판에 먼저 실었습니다.

이 논문들에 따르면, 2015년 미국 의사 93만 3천 명 가운데 45만 명이 업계 금품을 받았고, 금액은 총 24억 천900만 달러, 2조 7천430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제정된 적정부담건강보험법의 '금품수수 공개' 제도에 따라 제약·의료장비 업체가 의사와 병 의원에 준 모든 종류의 금품을 당국에 신고하도록 해 공개된 2015년도 지급분을 분석한 것입니다.

지급 방식은 크게 현금 등 일반지급 18억 달러, 스톡옵션과 제휴자 주식배정 등 5억 4천400만 달러, 기타 7천500만 달러로 나뉩니다.

지급 이유는 식사와 선물, 로열티나 라이센스 사용료, 강연 등 서비스 제공 비용, 연구개발 의뢰비 등 다양합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앤더슨 경영대학원 이언 라킨 교수팀의 연구 결과 영업사원 방문 등을 규제한 19개 대학병원 의사 2천100명의 처방을 분석한 결과 유명 상표 고가 약품 처방률이 그 이전에 비해 낮아졌습니다.

라킨 교수는 "의사가 월 100회 그런 약을 처방했다면 규제 이후엔 92회 정도로 줄었다"면서 "이는 작아 보이지만 상당히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