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위기설 '무색'…외인 매수에 새 역사 쓴 코스피

<앵커>

코스피 지수가 출범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대기업 중심으로 실적도 좋아지자 외국인들의 사자 주문이 몰렸습니다.

손승욱 기자입니다.

<기자>

장 시작과 함께 가파르게 상승하던 코스피는 21.57포인트 오른 2,241.24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1983년 1월 4일 코스피가 출범한 이후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겁니다.

주가 상승의 주역은 외국인으로 오늘(4일)만 3,640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습니다. 수출이 6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데다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실적이 좋게 나오면서 이른바 '바이 코리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전기나 전자산업 쪽 대형주들을 많이 사들였습니다. 덕분에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8거래일 연속 오르며 사상 최고치인 227만 6천 원을 기록했습니다.

[송승연/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 : (외국인들이) 최근에는 IT업종을 많이 샀고요. 4차 산업혁명이라든가 사물인터넷 등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높아지고 있고요.]

오늘 코스닥도 동반상승하면서 8.68포인트 오른 635.11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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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손 기자, 코스피 사상최고치 기록이면 말 그대로 새 역사를 쓴 거네요.

<기자>

코스피가 시작된 게 34년 전인 1983년인데요, 그때 지수가 122.52였습니다. 그 후 우리 경제는 그간 IMF 위기와 카드 대란,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굵직한 고비를 겪었는데요,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코스피가 오늘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겁니다.

오늘 종가가 2,241.24니까 34년 동안 코스피지수는 18배 넘게 올랐고, 시가 총액은 1983년 3조 4천억 원의 4백배가 넘는 1,454조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앵커>

네, 대단하네요. 그런데 얼마 전까지 만해도 4월 위기설이 나올 정도로 비관론이 팽배했는데, 시장에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적어도 오늘 주가를 끌어올린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렇게 보는 것 같습니다. 4월 위기설의 근거였던 북핵 리스크, 중국의 사드 보복, 대우조선 문제 등이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지만, 한 고비는 넘겼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미국 등 세계 경제가 회복세여서 우리 수출이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고, 여기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깔려있습니다.

<앵커>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체감하지 못 하겠다는 얘기가 많아요.

<기자>

주가 상승이 대형주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주로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가 산 주식들입니다.

반면 개미투자자들이 많이 산 주식은 움직임이 신통치 않습니다. 오늘 코스피 종가가 2,240인데 대표적 대형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회사를 빼면 실제 1,880 밖에 안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가 상승 추세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면서 우리 경제가 본격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가계부채, 낮은 소득증가율로 서민경제와 내수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서민들이 경기회복을 체감하기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윤선영, VJ : 정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