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업체인 G마켓이 지난달 14일부터 일주일 동안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89%)이 현재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습니다. ‘올 들어 미세먼지 관련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5%가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미세먼지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시장에서는 ‘안티폴루션(Anti-pollution)’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를 차단한다’고 광고하는 ‘안티폴루션(Anti-pollution) 화장품’, 과연 효과는 있는 걸까요?
■ 피부에 ‘미세먼지 보호막’ 만든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화장품 업계에서는 기존의 제품에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더해졌다는 ‘안티폴루션’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습니다. 기초 화장품부터 자외선 차단제, 세안제까지 종류도 각양각색입니다. 각종 원리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차단하거나, 피부 표면에 보호막을 만든다는 등 다양한 홍보 문구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홍보 문구처럼 화장품이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걸까요?
공기 질이 나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노화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는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피부로 흡수될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화장품으로 보호하지 않는다고 해서 염증이 유발되는 등 치명적인 상황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 미세먼지 차단 화장품, ‘검증 절차’ 거쳤나?
미세먼지를 막아준다는 화장품의 검증 절차도 문제입니다. 시중에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다고 홍보하는 제품들은 화장품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소규모 검증을 거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0~30여 명을 대상으로 다른 세정제보다 잘 씻기거나 피부 표면에 먼지가 덜 달라붙게 했다는 결과를 얻은 뒤,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검증됐다고 홍보하는 겁니다.
식약처는 지난해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피부 장벽을 세워준다’고 홍보한 한 외국계 화장품 브랜드의 마스크팩 판매와 광고를 2개월간 금지한 바 있습니다.
■ 화장품 공인 기준에 ‘미세먼지’ 항목 없다?
사실 시중에서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가졌다고 홍보하고 있는 화장품은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식약처는 기능성 화장품에 별도의 공인 인증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에만 공인 기준이 마련된 상태입니다.
최근 식약처는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가진 화장품이라고 광고 중인 27개의 제품에 대해 과장이 없는지 다시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객관적인 검증 절차와 정부의 인증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만큼 소비자들이 미세먼지와 관련된 화장품을 고를 때 꼼꼼히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획·구성: 홍지영,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