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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끝내 파산보호신청…2년 자구노력 실패

지난 2년간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파산보호 신청 절차를 밟게 됐다고 뉴욕 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카르도 로셀로 푸에르토리코 자치정부 주지사는 이날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 자치령의 파산을 다루는 새로운 연방법에 근거한 구조를 청원하는 조치를 취했다.

푸에르토리코가 안고 있는 공공 부채와 연금 미지급액은 도합 1천200억 달러로 미국 정부기관의 파산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2013년 파산한 디트로이트시가 세운 부채 기록 180억 달러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법과 연방법이 적용된 종전의 미국 지자체 파산 사례와는 사뭇 성격이 다른 것이어서 푸에르토리코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선 셈이다.

채무 상환 능력을 상실한 미국 지자체들은 통상적으로 파산보호법 9조(챕터 9)에 따른 절차를 취했지만 푸에르토리코는 자치령이어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로셀로 푸에르토리코 주지사가 오바마 정권 말기에 푸에르토리코 등 자치령의 구제를 위해 마련된 이른바 프로메사(PROMESA·'약속'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법에 따라 청원 절차를 밟은 것도 이 때문이다.

로셀로 주지사의 청원은 푸에르토리코의 재무상황을 감독하는 연방위원회로부터 즉각 승인을 받았다.

프로메사법에 정해진 다음 절차는 연방 대법원장이 이 사안을 다룰 판사를 지명하는 일이다.

자치정부 측은 일부 연방지방법원이 우호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 측이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을 요구할 가능성을 채권단 일각에서는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셀로 주지사는 채권자들이 자치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지 못하도록 한 법원의 결정이 1일 밤 자정을 기해 종료되자 채권자들이 2일 바로 고소에 나섬에 따라 청원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푸에르토리코 자치정부는 이날 호세 카리용 연방 감독위원회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채권자들과 선의의 대화와 협상을 계속 진행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로셀로 주지사는 파산보호 청원은 협상 과정을 가속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로메사법은 일부 채권자들에게 협상을 거부하는 채권자들에게는 손실을 전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2006년 심한 경기 침체를 맞았으며 그 충격으로 자치정부가 경상비를 충당하기 위해 차입을 늘리면서 더욱 궁지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자치정부는 2015년과 지난해에 각각 채무 만기를 지키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바 있다.

푸에르토리코 정부는 채권자들의 양보를 얻기 위해 지루한 협상을 계속하는 한편으로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도 모색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구제조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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