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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르펜 마지막 TV토론…고성·비웃음 속 팽팽한 설전

프랑스 마크롱·르펜 마지막 TV토론…고성·비웃음 속 팽팽한 설전
오는 7일 프랑스 대선 결선에서 맞붙는 숙적 에마뉘엘 마크롱(39·앙마르슈)과 마린 르펜(48·국민전선) 후보가 대선 전 처음이자 마지막 양자 토론에서 격돌했습니다.

결선투표를 나흘 앞둔 3일 저녁 9시(현지시간)부터 세 시간 반 넘게 TF1 방송 등 여러 채널로 생중계된 TV토론에서 두 후보는 초반부터 날 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한순간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벌였습니다.

영광의 30년을 뒤로 한 프랑스 경제의 쇠락과 10%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 25%에 달하는 청년 실업 문제의 해법을 놓고 현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낸 마크롱은 개방경제와 기업규제 완화라는 교과서적 해법을 제시한 반면,르펜은 보호주의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웠습니다.

마크롱이 르펜에게 금융과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도 하지 못한다고 공격하자 르펜은 "나와 교사와 학생 놀이를 하려는 것 같은데 나는 관심 없다"고 되받아쳤습니다.

듣기에 따라 마크롱이 24살 연상의 고교 시절 교사였던 현재의 부인과 결혼한 것을 비아냥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르펜은 투자은행 로스차일드 출신인 마크롱을 "영혼도 없는 냉혈한 자본가이자 야만적인 세계화론자"라고 몰아세우고 마크롱이 집권하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자본주의의 투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마크롱은 "르펜이 대변하는 극우 민족주의라는 것은 프랑스 국민의 분노와 공포심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껍데기뿐인 술수"라고 비난하며 "당신은 항상 거짓말만 할 뿐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몰아쳤습니다.

르펜은 유럽연합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탈퇴를 재차 공언했고, 마크롱은 반대로 유럽연합 잔류와 자유무역의 가치를 옹호했습니다.

르펜이 옛 프랑스의 국가통화인 프랑화를 재도입하고 유로화는 대기업 간 국제결제에만 사용하겠다는 주장을 펴자 마크롱은 중간에 말을 끊고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러자 르펜은 "어찌 됐든 프랑스는 여성이 이끌게 될 것이다. 나 혹은 메르켈 말이다"라며 마크롱이 대통령이 되면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품 안에서 놀게 될 것이라고 비아냥거렸습니다.

점증하는 테러 위협 문제를 놓고 르펜은 "모든 악의 근원은 우리 땅에서 이슬람 극단주의가 자라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슬람 극단주의의 발본색원을 약속했습니다.

마크롱은 이에 대해 "르펜의 계획이야말로 극단주의자들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그런 것이 바로 테러리스트들이 기대하는 내전이고 분열이다." 라고 비난했습니다.

토론 종료 직후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와 BFMTV가 공동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누가 더 설득력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63%가 마크롱이라고 답한 반면 르펜을 꼽은 응답자는 34%에 그쳤습니다.

오는 7일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두 후보는 공개된 여론조사들에서 마크롱이 59∼60%, 르펜이 40∼41%의 지지율로 마크롱이 20%포인트 내외를 앞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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