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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 이미지' 고민하는 하마스, 차기 지도자도 강경파

과격 이미지 개선과 국제적 고립 탈피를 위해 이스라엘 파괴를 명시한 헌장까지 개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차기 지도자로 또 강경파 인물이 유력시되고 있다.

하마스는 1일 공개한 정책 선언문에서 1988년 제정한 헌장의 일부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해 이스라엘에 대해선 다소 유연해진 태도를, 국제사회를 향해선 실용적 온건 정치 프로그램을 비전으로 내걸었다.

헌장에서 이스라엘 파괴 문구를 삭제하되 이스라엘을 인정하지는 않고,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땅에 잠정 국가를 세우기로 했다.

하마스의 정책 선언문은 헌장을 일부 손질한 것으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정치 실체로 인정받고 마무드 아바스 수반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정통성 경쟁에서도 우위를 찾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하는 자치정부와 복잡한 권력투쟁을 전개하면서 무슬림형제단과의 이념적 연대를 놓고 소원해진 이집트, 걸프 아랍국가들과도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속셈이다.

아바스 수반의 주류 정파 파타와 대립하며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는 가장 중요한 정치 일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칼리드 마슈알 최고 지도자의 후임을 선출하는 일이다.

하마스 본부가 있는 카타르에 망명 중인 마슈알은 조만간 연임 임기가 끝난다.

마슈알은 2004년 하마스 창설자 아흐마드 야신이 이스라엘군에 암살되고 후계자인 압델 아지즈 란티시도 한달 만에 암살되자, 하마스 정치국장에서 최고 지도자로 부상했다.

이스라엘의 암살을 피해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과 걸프 아랍국가들을 전전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하마스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 오는 15일 전에 하마스 새 지도부가 발표될 것이라고 1일 전했다.

마슈알의 후임으로는 가자지구 지도자를 맡았던 이스마일 하니야가 유력시된다.

50대 중반으로 알려진 하니야는 지난 2월 비밀투표로 선출된 초강경파 예히야 신와르에게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넘겼다.

하니야는 2006년 총선에서 하마스가 아바스 수반의 파타를 꺾자 하마스 주도 내각에서 총리를 맡았다.

하지만 아바스 수반이 내각을 해산하면서 총리에서 해임됐다.

그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거부하는 강경 입장으로 이스라엘의 표적 암살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니야가 하마스와 파타를 망라한 팔레스타인 최고 지도자에 오르려면 총선과 대선에서 하마스가 모두 승리해야 한다.

아바스 수반의 후계자 물망에 올라있는 마르완 바르구티도 넘어야 할 산이다.

살인죄 등으로 이스라엘에서 복역 중인 바르구티는 가장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파타 지도자다.

하니야의 승리는 이스라엘과 국제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결과가 된다.

하마스는 앞서 또 다른 강경파 인사 칼릴 알하야를 이 정파의 2인자로 결정했다.

강경파 일색의 하마스 차기 지도부가 실용 온건 대외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아바스 수반과의 권력투쟁에서도 승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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