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첫 재판 불출석…"혐의 모두 부인, 추후 공식 표명"

윤영현 기자 yoon@sbs.co.kr

작성 2017.05.02 13:40 수정 2017.05.02 13:4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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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대기업에서 592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검찰이 주장하는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오늘(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수사 기록을 다 검토하지 못한 점을 전제로 이같이 말했습니다.

정식 공판과 달리 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어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공범으로 기소된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법정에서는 변호인들만 나와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 기록이 12만쪽이 넘어 현재 복사 중"이라며 "기록 등사를 다 마치고 18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나눠서 제출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변호사는 다만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 내용 중 불명확한 점들이 있다며 검찰 측에 명확히 밝혀달라는 석명을 요구했습니다.

미르·K재단에 대한 직권남용·강요 피해자가 기업체 대표인지 법인인지, 롯데로부터 70억원을 추가 출연받아 제3자 뇌물수수로 기소된 사안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은 왜 공범에서 배제됐는지 등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낸 게 그룹에 대한 불이익을 우려해서인지 아니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 지원을 기대해서인지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추가 기소된 최씨 측도 혐의를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습니다.

2기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최씨가 롯데로부터 하남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을 받고, SK에 해외전지훈련사업 등 명목으로 89억원을 요구한 것에 제3자 뇌물 혐의를 추가 적용했습니다.

최씨의 변호인은 "롯데 70억원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는데, 특검 수사를 넘겨받은 특수본 2기가 특별한 사정변경도 없이 다시 기소했다"며 "이는 명백한 공소권 남용이자 이중 기소"라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뇌물과 직권남용·강요 혐의는 동시에 성립할 수 없다. 강요죄의 피해자인 롯데는 범죄자로 변했다"며 "직권남용과 강요, 뇌물 중 한 가지는 무죄인 만큼 피고인이 한쪽에 집중할 수 있게 소송지휘를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뇌물죄의 구성요건인 대가성, 부정한 청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측도 "공소사실은 사실과 다르고 법리적으로도 의문이 있다"며 구체적인 의견은 추후 밝히기로 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삼성과 롯데의 재단 출연금, 삼성의 영재센터 후원금에 직권남용과 강요, 뇌물 혐의를 '실체적 경합'(여러 개의 행위가 여러 범죄를 구성)으로 판단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구속 피고인들의 구속 기한 만료를 감안해 사건을 신속히 심리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달 16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만 더 열고 23일부터 정식 심리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정식 재판엔 피고인들이 모두 법정에 나와야 해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 얼굴을 마주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정식 재판이 시작되면 박영수 특검팀이 기소한 최씨의 뇌물 사건과 박 전 대통령 등 사건을 병합할 방침입니다.

이어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직권남용·강요 사건도 병합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