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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인권기구 수장 아들 "아버지, 불의 막아달라" 호소

베네수엘라 인권기구 수장의 아들이 아버지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의에 맞설 것을 촉구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울티마스 노티시아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타렉 윌리엄 사브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아들인 이브람 사브는 전날 오후 유튜브에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가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

이브람은 동영상 편지에서 "침몰하는 베네수엘라에서 횡행하는 불의를 막아달라"면서 반정부 시위에 대한 정부군의 강경 진압을 비판했다.

그는 "후안 파블로 페르날레테라는 20세 남자 대학생이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최루탄에 가슴을 맞아 숨졌다"면서 "내가 희생됐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아버지가 가르쳐 준 원칙과 가치에 따라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쉽지 않겠지만, 아버지가 해야만 하는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브람은 전날 카라카스 동부 차카코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페르날레테가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후 동영상을 게시했다.

동영상은 반정부 성향의 웹사이트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헌법 규정상 국가인권위는 행정부를 비롯한 입법·사법부와 독립돼 정부나 권력의 인권 침해를 감시하는 기구다.

야권 지도자들은 사브 국가인권위원장이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정부의 인권 침해와 독재를 외면한 채 친정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베네수엘라 야권과 지지자들은 경제난 속에 최근 대법원의 의회 입법권 대행 시도와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야권 지도자의 15년간 공직 선거 출마 금지에 대해 독재를 위한 쿠데타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반정부 시위대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며 이달 들어 4주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정부 시위와 약탈 등으로 최소 29명이 사망하고 약 500명이 다쳤다.

1천500여 명이 폭력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마두로 행정부는 그러나 미국의 배후 지원을 받는 야권이 마두로 대통령의 대화 촉구를 거절한 채 폭력 시위에만 몰두해 정부 전복을 위한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이날 미주기구(OAS)에 내정간섭 중단을 촉구하며 탈퇴 의사를 밝히는 공식 문서를 보내는 등 2년이 소요되는 탈퇴 절차를 시작한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판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만난 뒤 "베네수엘라는 지금 엉망진창"이라면서 "매우 슬픈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유럽연합(EU) 의회도 베네수엘라군과 친정부 민병대의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을 비판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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