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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오패산 경찰 총격 살해범' 성병대 1심서 무기징역

지난해 10월 사제총기로 경찰관을 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패산 총격사건' 범인 성병대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1부는 오늘 성 씨의 살인 등 혐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이같이 선고했습니다.

성 씨는 지난해 10월 19일 서울 강북구 오패산로에서 직접 제작한 사제총기와 둔기로 이웃을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김창호 경감의 등에 사제총기를 발사해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성 씨는 사제총기·폭발물 제조와 사용, 둔기·흉기 소지 및 사용 등 다른 혐의는 인정했지만, 김 경감이 숨진 것은 자신이 아니라 주변에 있던 다른 경찰관이 쏜 총에 맞은 결과라며 살인 혐의는 부인했습니다.

그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경찰이 김 경감 시신에 박힌 탄환을 바꿔치기해 자신의 범행으로 위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 경감 부검 결과를 제시하며 "사인은 흉부의 원 모양 쇠 구슬 형태 탄환이었고, 피해자 몸 안에서 발견된 것은 사제 총 탄환인 쇠 구슬이었다"며 "다른 행인 피해자 몸 안에서도 쇠 구슬이 발견됐다"고 반박했습니다.

25일부터 3일간 열린 국민참여재판에는 사건 당일 김 경감과 함께 출동한 동료 경찰관, 김 경감을 최초 응급처치한 의사,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법의관 등 여러 증인이 출석했습니다.

성 씨는 변호인 대신 직접 증인에게 질문을 던졌고, 재판장이 혐의와 무관하거나 중복되는 질문을 막고자 개입하면 "왜 질문을 못 하게 하나. 이럴 거면 차라리 유죄를 선고하라"는 등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성 씨가 높은 자존감과 과시적 성향에 비해 사회적 관계 형성에 미숙했고, 과거 성범죄로 수감되면서 경찰·교도관 등이 자신을 음해한다는 편집증적 사고가 형성됐다고 봤습니다.

그의 정신감정에서도 망상장애 진단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성 씨는 "웃기는 이야기"라며 자신은 "정황을 통해 사실을 캐내는 능력이 남보다 조금 뛰어나다. 추리와 분석능력이 남들보다 더 있는데 음해를 당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진술자들의 행동은 나를 피해망상으로 몰고 가려고 사전에 교육받은 것"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은 경찰관을 살해하는 극악한 범죄를 저질렀고, 수법 또한 장기간 철저히 계획한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반성이나 책임지는 행위 없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배심원단은 4시간에 걸친 평의 끝에 9명 전원일치로 성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평결했습니다.

4명은 사형, 5명은 무기징역 의견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배심원단 의견을 반영해 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건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찰관을 살해했고, 2명의 피해자가 살해되려다 미수에 그친 것"이라며 "일반인에게 위험을 초래하고, 사회질서를 혼란스럽게 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성 씨는 선고가 끝나자 배심원들을 향해 "살인이 인정된다는 증거가 있었나"라고 발언하는 등 소란을 피우다 재판부로부터 퇴정 명령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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