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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에 자리잡은 '낯선' 현대미술전…'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서 28일 개막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 다소 낯선 전시로 올해 첫 전시를 시작한다.

작년 10월 시작해 올해 3월 1일 끝난 유영국 전 이후 덕수궁관이 마련한 첫 전시는 20세기 이집트 근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전시다.

28일 개막하는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은 샤르자미술재단, 이집트 문화부, 카이로아메리칸대학의 협조를 받아 기획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개막에 앞서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미술의 영역을 확장하고, '미라'와 '피라미드'의 나라로 인식돼온 이집트의 새로운 예술적 면모를 살펴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전시라고 설명했다.

근대미술을 주로 소개해온 덕수궁관의 성격에 맞지 않고, 한국에 이집트의 근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의의가 크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근현대미술은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며, 서구에 한정해 근현대미술사를 논할 수는 없다"며 "유럽과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근현대미술이 있다. 한국에 또 다른 모더니즘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로운 근대국가를 수립하는 데 예술이 기여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이집트 예술가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박주원 학예연구사는 "이집트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이자 유럽으로 문화가 흘러드는 통로였다"면서 "중동 지역의 모더니즘을 알려면 이집트를 먼저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1938년은 이집트의 초현실주의를 이끌며 표현에 대한 자유와 인간의 감정을 제한하려는 권위에 저항하고자 했던 단체인 '예술과 자유 그룹'이 결성된 해이고, 1965년은 예술과 자유 그룹에 이어 나타난 '현대미술그룹'이 활동을 종료한 해"라고 덧붙였다.

예술과 자유 그룹이 1945년 해체되고, 그 이듬해에 출범한 현대미술그룹은 서구의 예술교육을 비판하면서 이집트 국민의 평범하고 빈곤한 일상을 묘사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 31명이 제작한 회화, 조각, 사진 166점이 나온다.

그중 절반 정도는 이집트를 벗어나 다른 나라에서 전시된 적이 없는 작품이라고 미술관 측은 전했다.

전시에 나온 회화는 전반적으로 유럽의 영향이 느껴지면서도 이집트의 전설이나 건축물에서 차용한 오브제들이 인상적이다.

카밀 알텔미사니의 '무제'와 인지 아플라툰의 '소녀와 야수', 이브라힘 마스우다의 '희생'은 음울하고 기괴한 느낌을 주는 작품도 많다.

전시는 5부로 구성되는데, 1부에서는 유럽에서 시작된 초현실주의가 이집트로 넘어오는 과정을 설명한다.

2부와 4부는 예술과 자유 그룹과 현대미술그룹의 작품을 각각 보여준다.

3부는 이집트 초현실주의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진들로 꾸며졌고, 5부에서는 1970∼1990년대 이집트 미술 작품을 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렸던 동명의 전시에 1부와 3부를 추가하고, 이집트 미술을 잘 모르는 한국 관람객을 위해 이집트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대형 그래픽으로 만들었다.

전시는 7월 30일까지.

관람료는 2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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