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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는 다른 대통령"…혼돈과 좌절 거듭한 취임 첫 100일

트럼프 "나는 다른 대통령"…혼돈과 좌절 거듭한 취임 첫 10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이 오는 29일 취임 100일을 맞습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으로 강한 미국의 부활을 약속했던 그는 좌충우돌과 좌절, 배신, 예측불허를 거듭하며 미국은 물론 지구촌을 커다란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공약 뒤집기가 빈번했고, 각종 대내외 원칙은 실종했으며, '말 바꾸기'가 이어졌단 평가입니다.

취임 이후 9번의 주말 가운데 7번을 휴양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보낸 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온갖 지구촌 현안을 140자 트위터로 날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취임 100일을 앞둔 그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1950년대 이후 최저라는 40%에 그쳤습니다.

그래도 "다른 형태의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는 자평처럼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도 밟지 않은 전인미답의 길로 나서며 대통령직 자체를 실험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사에서 "일자리와 꿈, 국부, 국경을 되찾겠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이 살육과 약탈의 피해자였던 것처럼 선동적 막말을 총동원하면서부터입니다.

하지만, 그는 취임 40일 만인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사소한 싸움을 뒤로하고 하나가 되자"며 협치로 극적인 국정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대선 최대 공약의 하나인 '반이민 행정명령'이 법원에 의해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러시아 내통' 의혹에 자신의 안보사령탑이 낙마하는 등 좌절을 겪었습니다.

또, 야심 차게 추진했던 오바마케어 폐기와 대체안 마련조차 의회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 채 사실상 좌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운영 전반의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나섰습니다.

먼저.

대외적으로 대러시아 행보를 180도 전환했습니다.

친러시아 대통령으로 꼽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후원하는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투하했습니다.

더 나아가 미국은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지 않겠다더니 지난 12일 IS 조직원이 은닉한 동굴지대에 비핵무기 중 최대 살상력을 가진 '폭탄의 어머니'라는 미사일을 전격 투하했습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던 대선 기간 공언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대신 북핵과 미사일 도발로 위협하는 북한에 최대의 압박을 가하라는 임무를 시진핑 주석에게 맡겼습니다.

'무용지물'이라고 수차례 비난했던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에 대해서도 "더는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다. 테러리즘과 싸우고 있다. 국제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방어벽"이라고 재평가했습니다.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할 수 있다던 북한 김정은은 '최고의 압박과 개입'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떨어졌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며 북한의 도발 감행 시 군사행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경고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최대 공약인 반이민은 수정명령을 냈지만, 전도가 불투명하며 멕시코 장벽건설도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해 직면해 올해 예산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오바마케어 수정안은 이미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한 가운데 재추진도 지지부진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약값 인하 약속은 흐지부지됐으며 수출입은행 폐지 약속은 사실상 번복됐습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저금리 정책을 공격하더니 이제는 "존경한다. 좋아한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진짜 '먹구름'은 대선 기간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연방수사국 FBI 수사가 진행 중인 이 사안의 향방에 따라 정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정권 핵심인사들의 관련이 드러나면 의회는 탄핵절차를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제 갓 100일을 맞은 트럼프 정권의 운명은 당분간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개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트럼프 저격수'로 떠오른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 국정을 'F학점'이라고 평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서민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은 미국의 서민들에게 '펀치'를 날렸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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