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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장제스 동상 머리 절단…"타이완 사회 대립·갈등 표출"

이번엔 장제스 동상 머리 절단…"타이완 사회 대립·갈등 표출"
▲ 타이완의 급진 독립단체 '대만 건국 공정대'가 공개한 사진
 
최근 타이완 일본의 우호를 상징하는 일본인 동상의 머리 부분이 절단된 데 이어 장제스 동상도 머리 부분이 잘린 채 발견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타이완 독립과 중국 통일을 둘러싼 타이완 사회의 갈등이 최근 동상 머리 자르기 경쟁으로 표출되는 형국입니다.

24일 타이완 연합보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타이완 북부의 양밍산 국가공원에 설치된 장제스 동상의 머리 부분이 절단된 채 발견됐습니다.

머리 부분이 잘려나간 장제스 동상에는 빨간 페인트가 부어져 있고 검정 스프레이로 '2·28 원흉', '살인마' 등의 문구도 적혀 있었습니다.

현장에선 작은 톱이 발견됐지만 잘려나간 머리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타이완 경찰은 인근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조사하는 등 자세한 정황을 조사 중입니다.

이후 타이완의 급진 독립단체로 알려진 '타이완 건국 공정대'가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들과 함께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히며 지난 16일 남부 타이난에서 일어난 일본인 핫타 요이치 동상 머리 절단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요이치는 타이완의 친구"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장제스 기일 이틀 전인 이달 3일에도 타이베이시에 있는 장제스 동상 머리를 자른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핫타 요이치는 일제의 타이완 식민지배 시절 타이완인들에게 냐오산터우 댐의 건설을 지도한 인물로 타이완에서는 이 댐 덕분에 쟈난 평원이 타이완의 곡창지대가 될 수 있었다며 타이완과 일본 사이의 우호를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요이치 두상 절단 사건은 타이완이 중국에 통일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화통일촉진당 당원인 이청룽 전 타이베이 시의원 등이 소행인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타이완에서 독립을 지지하는 민진당 계열 인사는 반(反) 중국, 친(親) 일본 성향을, 중국과의 통일을 바라는 국민당 계열은 반 일본, 친 중국 성향을 보이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정부도 역사 바로세우기를 모토로 1940년대 국민당 정권에 의한 원주민 학살사건인 2·28 사건 진상 규명과 함께 장제스를 기리는 중정(中正) 기념당의 용도 변경을 추진하며 탈(脫) 장제스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최근 '신타이완 국책싱크탱크' 연구소가 실시한 1천6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9.9%는 중국과의 현상유지를 원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62.0%는 타이완 독립을, 21.2%는 중국과 통일을 지지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자신을 '타이완인'으로 보고 있는 사람은 83.5%에 이르렀고 10.6%는 '중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보였으며 나머지 1.3%만이 '중국인이기도 하고 타이완인이기도 하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타이완의 사회여론이 타이완 독립으로 기울어진 가운데 최근 통일파의 요이치 동상 절단에 대한 독립파의 심리를 자극, 이번 장제스 동상 머리 절단 사건으로 이어진 것으로 관측됩니다.

(사진=페이스북 캡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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