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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BI국장, 정치논란 피하려다 대선판 흔들었다"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 막판에 미 연방수사국(FBI) 제임스 코미 국장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정치적인 논란에 빠지지 않으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미 국장은 작년 7월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불기소 권고를 했음에도 대통령선거를 불과 11일 앞두고 재수사 방침을 밝혀 대선판을 요동치게 했다.

이메일 스캔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시절에 사설 이메일 서버를 통해 공문서를 주고받아 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다.

코미 국장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발표한 것은 클린턴 전 장관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 FBI에 불어닥칠 역풍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당시 클린턴 후보가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 있었기 때문에 클린턴 전 장관이 당선된 이후에 FBI가 (이메일 재수사 사실을 숨김으로써) 그의 당선을 도왔다는 비난에 휩쓸리지 않게 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코미 국장은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의회에 통보하기 전날 FBI 요원들과 변호사들을 컨퍼런스룸으로 불러 하루종일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한 보좌관이 "(재수사 발표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코미 국장은 정치적인 고려를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가 하는 일로 인해 누가 이익을 보는지를 고려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끝이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서른여 명의 공직자와 의원 등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라면서 "코미 국장이 정치(논란)로부터 FBI를 보호하려다가 선거판을 설계했다"고 해석했다.

코미 국장은 의회에 재수사 방침을 통보하면서 상급기관인 법무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했다.

이는 로레타 린치 장관을 포함한 법무부 고위 관료들이 클린턴 전 장관을 감싸고 돈다는 코미 국장의 믿음 때문이었다.

특히 린치 장관은 지난해 6월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별도로 회동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때는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한 법무부의 수사 발표 직전이어서 논란이 됐다.

린치 장관은 코미 국장이 의회에 재수사 방침을 알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통보하지 말라는 명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FBI의 수사는 전통적으로 비밀리에 진행되고 공개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이메일 재수사 방침을 의회에 통보한 것은 이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FBI가 트럼프 후보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음에도 이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코미 국장은 지난달에야 트럼프 후보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뉴욕타임스는 "코미 국장이 두 사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당파적으로 접근하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다른 방식을 적용했다"면서 "하나는 원칙대로 비밀주의를 지킨 반면 다른 하나는 새로운 답안을 썼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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