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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노란 유채의 향긋한 변신…"올리브유 안 부러워요"

[취재파일] 노란 유채의 향긋한 변신…"올리브유 안 부러워요"
전국에 노란 유채꽃 향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2월부터 피기 시작해 전남·북, 광주, 경남, 부산, 대구, 충남·대전, 삼척 등 전국에서 유채꽃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낙동강 유채꽃 축제 등 약 15곳(350ha이상)에서는 유채꽃 축제도 펼쳐집니다. 전국의 유채꽃 재배단지는 여의도 면적의 11배가 넘는 3,370ha 이상으로 해마다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유채꽃밭에서 사진도 찍으며 봄의 정취를 물씬 느끼는, 그야말로 봄의 전령인셈입니다.

유채는 가을에 파종해 겨우내 자라서 봄에 수확하는 동계 작물입니다. 벼 수확이 끝나고 농가에서 논에 심으면 ha당 170만원 정도의 경관직불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채는 꽃이 지고 나면 대부분 그냥 방치되거나 버려집니다. 봄철 꽃피는 한 때, 축제용 또는 꽃구경용으로 재배되고 있는 겁니다. 최근엔 유채의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씨앗을 수확해 기름을 짜면 경제적 효용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유채씨앗을 착유기에 넣어 기름을 짠 뒤 성분을 분석해 보니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포화지방이 7%로 낮고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이 93%나 됐습니다. 일반 콩기름과 올리브유의 포화지방이 15%인 점을 감안하면 포화지방이 2분의1 수준 밖에 안 들어 있는 겁니다. 게다가 올레인산이 60% 이상 함유돼 있는데,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춰줌으로써 혈당조절을 돕고,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위험을 줄여줍니다. 유채기름에는 비타민 E와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식물성 스테롤도 다량 함유돼 있습니다.
유채꽃
유채기름의 냄새와 맛은 어떨까요? 유채씨는 그대로 생으로 착유하거나 볶아서 기름을 얻는데, 생으로 짜도 씨앗 1kg에 25~30ml 가량의 기름이 나옵니다. 바로 압착할 경우 유채 특유의 향과 맛이 유지됩니다. 140도에서 15분간 볶아서 착유했을 때는 고소한 맛과 향이 더욱 강하게 나는데 그 맛이 참기름 못지않았습니다. 특히 볶을 경우 항산화물질인 토코페롤 추출량이 그냥 압착할 때보다 2.5배 많아지는데(149mg/100g), 이는 참기름과 들기름의 2~3배에 달합니다. 토코페롤은 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유채기름으로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의외로 다양한 음식 조리가 가능했습니다. 전통 약과를 유채유로 반죽해서 튀기는데 사용하기도 하고 각종 전을 부치는 용도로 뿌려도 느끼하지 않고 풍미가 살아있었습니다. 전통 간장과 식초, 매실액 등을 넣어 새콤한 소스를 만들면 곡물샐러드, 나물무침, 전복초무침 등과도 궁합이 잘 맞았습니다.
유채기름으로 만든 음식들 (마당 식문화연구소 제공)
유채기름으로 만든 음식들 (마당 식문화연구소 제공)
유채기름으로 만든 음식들 (마당 식문화연구소 제공)
유채기름으로 만든 음식들 (마당 식문화연구소 제공)
요리 전문가인 박민영 마당 식문화연구소장은 유채기름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가 10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유채유는 11~12점으로 올리브유보다 더 주고 싶다. 올리브유도 상당히 좋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유채유는 GMO라든가 다른 안전적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트렌드,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꽃향기 같은 유채유 특유의 풍미가 식욕을 돋워 주는 역할을 하고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도 올리브유보다 포화지방산이 더 적게 들어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유채는 고급 식재료 원료인 기름뿐만 아니라 자원의 순환을 통해 다양한 경제적 가치를 재창출합니다. 기름짜고 남은 껍질, 즉 유채박은 유기질비료나 가축사료로 이용가능하고, 한번 쓴 유채기름은 폐식용유이지만 바이오디젤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이 계산해봤더니 3,370ha의 유채꽃밭에서 씨앗을 수확해 착유할 경우 수입산 카놀라유 1%를 대체할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경관직불금과 유채기름, 유채박, 바이오디젤 등 유채 자원을 모두 활용할 경우 약 170억원 이상의 경제적 부가가치가 창출됐습니다.
유채씨 + 기름 사진
우리나라는 캐나다에서 수입한 카놀라유를 식용유로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놀라유는 유채의 품종개량을 통해 독성물질인 에루신산 등을 낮추고 제초제에 대해 내성을 지니게 만든 유전자 조작(GMO) 종자로 만든 겁니다. GMO종자가 몸에 나쁜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유채기름은 non-GMO 종자로 만든다는 게 차이점입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유채 품종으로는 ‘탐미유채’, ‘탐라유채’, ‘중모7001’ 등이 있으며 인체에 해로운 에루신산(동맥경화나 심장질환을 유발)이 없어 식용에 적합합니다. 올봄이 가기 전 유채기름으로 향긋한 야채 샐러드나 전 부쳐드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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