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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망명 신청' 중국인 자진 귀국에 '휴∼'…'갈등거리' 해결

중국인의 갑작스런 정치적 망명 신청에 진땀을 흘리던 타이완 당국이 당사자의 자진 귀국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20일 타이완 연합보(聯合報) 등에 따르면 최근 타이완에 망명을 신청한 중국인 장샹중(張向忠·48)씨가 전날 타이베이 쑹산(松山)공항을 통해 중국 샤먼(廈門)으로 돌아갔다.

장 씨는 타이완의 중국 담당부처인 대륙위원회로부터 장기 거류 등에 관련한 규정에 부합하지 않아 망명이 불가능하다는 사유를 전달받고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산둥(山東)성 출신의 장씨는 지난 12일 단체여행으로 타이완에 입국한 뒤 다음날 여행단을 빠져나와 '정치적 비호'(망명)를 요청, 양안관계 개선을 모색 중인 타이완에 골칫꺼리를 안겼다.

장씨는 공직자 재산공개를 요구하는 '신공민운동'에 참가 3년간 투옥 후 지난해 석방됐고, 신용카드 사기혐의로 재판을 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 신병처리를 이관받은 타이완 이민서는 장씨가 중국 정부에서 발행한 타이완 통행증(여권격)을 갖고 관광객 신분으로 방문했기 때문에 정치적 박해를 당한 상황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타이완과 중국간에 합의된 '양안인민관계조례'에 정치적 망명에 관한 규정이 없고 중국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이라면 장기거류 자격이 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의 전력에 비춰봐도 정치적 박해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타이완 정부의 판단이다.

이로써 양안 관계에서 큰 갈등거리로 부상할 뻔했던 사안이 일단락됐다.

장씨가 망명 의사를 표시했을 때 타이완 정부는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타이완 인권운동가 리밍저(李明哲·42)가 중국에 구금된 상태로 한달째 소식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장씨가 형사범일 뿐이라며 타이완 당국의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압박했다.

타이완 정부의 이번 결정에 비판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뒤 타이완으로 이주한 위구르인 우얼카이시(吾爾開希·49)는 타이완 정부가 중국 정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수준이 환구시보와 같다고 비판했다.

장씨가 귀국한 뒤 중국 당국의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앞서 장씨는 망명 의사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타이완이 중국을 통일해야 한다", "타이완이 중화민족 흥성의 희망"이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황중옌(黃重諺) 총통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관계 법령에 따라 처리했다고만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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